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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사

쇼트트랙 이정수 선수가 전해준 작은 행복



쇼트트랙에서 우리나라 첫 금메달이 나왔습니다.

오늘은 설날.. 차례를 지내기 위해 큰집에 있었고 집에 들러 외갓집에 갔는데 엄마는 외갓집에 가지 않고 집에 남아서 뒷정리를 하고 계셨습니다.



형이랑 둘이서 외갓집으로 향하는데


"드드럭~~ 드르럭~~~ "


휴대폰 문자 소리가 납니다.





이정수선수가 금메달을 땄다는 문자입니다.


근데 문자를 보낸 사람이 우리 엄마네요.^^


형아한테 엄마가 금메달 땄다는 속보 문자를 해줬다고 하니깐 평소 무뚜뚝하던 형아도


"엄마 재미있네.ㅋㅋ"


라는 반응입니다.



우리 엄마는 50대 초반의 디지털 기기와 다소 거리가 먼 아줌마입니다.

그런 엄마가 5~9년쯤 전에 저에게 휴대폰 문자를 배웠고 그때부터 수시로 "밥은 먹었냐.?" , "집에 몇시에 오냐.?" 등 아들들이 가장 귀찮아 하는 문자가 하루가 멀다하고 보냈습니다.


그래서 너무 귀찮아서 엄마한테 이제 그런 일상적인 문자 그만하라고 이야기를 했고 언제부터인가 엄마한테서 오는 문자의 숫자가 조금씩 줄어들더니 최근엔 엄마한테 온 문자가 거의 없었습니다.


스포츠를 무지 좋아하는 저는 몇년전 한국과 일본의 축구가 있었는데 그걸 볼수 없어서 엄마한테 골 상황마다 실시간 문자 중계를 해 달라고 부탁 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의 기억을 떠올려 오늘 쇼트트랙의 금메달 소식을 아들에게 빨리 알려주고 싶었나 봅니다.


평소에 그렇게 귀찮던 엄마의 문자가 설날이라는 명절에 금메달이라는 소식과 함께 찾아 와서 그런지 예전처럼 귀찮거나 그렇지 않고 너무 반갑네요.


이후 또 다른 문자가 왔습니다.




TV를 보면서 집안 정리를 하던 엄마는 TV를 보다가 소리를 듣다가 급하게 아들에게 문자를 하려고 오노가 미국 선수였는지 모르셨나봐요.ㅋㅋ(2002년 사건으로 오노가 누군진 알껀데 정확한 이름은 모르셨는듯) 그리고 오노선수의 이름을 글자로 본게 아니라 해설자 소리로 들으셨는지... 오너라고 쓰셨네요.^^


사실 전 이 문자를 받기전부터 금메달을 땄던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엄마에게 문자가 왔던 시간이 12시 46분과 두번째 문자는 49분입니다. 쇼트트랙 경기가 끝나고 한참뒤에 왔던 문자였습니다.


큰집에서 외갓집에 가려고 집에 잠깐 들렸을때 TV를 켰고 거기서는 재방송으로 금메달 장면을 보여줬고 집안일에 바빴던 엄마는 그 재방송의 표시를 보지 못한 상황에서 급하게 저에게 문자를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저를 기쁘게 해주려고 급하게 문자를 보내셨던 엄마를 생각해서 몰랐던 것처럼 행동을했고 우리 엄마는 아직도 12시 40분에 봤던 그 장면이 생방송으로 알고 계실 것같네요.^^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엄마에 대한 작은 사랑을 느낄수 있게 해준 이정수 선수 감사합니다.!!

그리고 우리 엄마를 화나게 한 오너선수(오노가 아니라 우리 엄마가 알고 있는 오너선수.^^) 다음부터는 매너있는 행동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ㅎㅎ


몇일뒤 엄마가 너무너무 좋아라 하는 김연아 선수가 경기 하는데 우리 엄마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고 꼭 좋은 성적 내주길 기원합니다.

모든 국가대표 선수여러분 앞으로도 좋은 소식 많이 들려주세요~~

아참 이호석선수와 성시백선수.. 아직 출전 종목이 많이 남았습니다. 오늘의 불운은 다음의 금메달을 위한 초석이라고 생각하고 기운 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