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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25 이번 크리스마스때 그녀를 잊게 되었습니다. by 엔젤로그 (2)





크리스마스는 연인들이 최고로 기다리는 기념일 중 하나이고, 솔로들에 있어서는 어떤 날보다도 더욱 우울한 날입니다. 하지만 솔로인 저는 크리스마스를 누구보다 기다렸습니다.

29살인 저는(2010년 기준) 연예경험이 있다면 있고 없다면 없는 아리송한 상황입니다. 

2003년 어느날 우연히 나와 동갑인 여성을 알게 되었습니다.(이하 그녀의 이니셜인 H로 표기)

예쁜 외모에 애교까지 겸비한 H는 힘든 타지생활을 하던 저에게 활력소가 되어주었습니다.


나... 니가 좋아.....


용기를 내서 한 좋아한는 고백에 "너랑 있으면 너무 편해 오랜 친구로 지내자~" 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아쉽긴 했지만 친구로라도 H와 있는 것이 좋았고 이후 친구로써 자주만나며 어울려 다녔습니다.

얼마후 제가 고백을 할 당시 H는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었고 군대에 입대를 했기 때문에 만날 수는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임자있는 사람에게 찝쩍대는 것을 절대 금기사항으로 생각했던 당시 저는 다시 한번 좋은 친구로 지내자는 마음속 다짐을 하게 됩니다.



▲초상권 때문에 H의 사진은 모자이크를 했고 대신 닮은 사람을 찾아주는 사이트에서 H와 가장 닮은 5사람을 찾아봤습니다.
닮은 사람은 모두 일본 연예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나왔는데 비슷하진 않지만 사진처럼 H는 무척 예뻤습니다.^^


이렇게 몇개월을 친구로 지내던 어느날.....

군대에 있는 그 사람이랑 심하게 싸우고 더이상 만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마음이 싱숭생숭하긴 했지만 친구라는 선을 그었던지라 H랑은 더 발전된 관계보다는 서로 좋은 사람을 만나고, 그때까지 지금처럼 좋은 친구가 되자고 생각을 했습니다.


<- 크리스 마스 이븐날 2시간 넘게 걸려서 쓴 글입니다. 추천 많이 부탁드려요.^^


이성간에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사이라면 모를까 성인이 된 이후 만난 사이라면 확실히 그렇다는 대답을 못하겠습니다.

시간이 있을때마다 단둘이 함께만나고, 매일 전화통화를 하는 것이 지속되던 어느날



"나랑 사귀자"


H는 중요한 일이 있다며 저를 불러냈고 그 자리에서 이와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기쁘기는 했지만 당황했다고 할까?  일단은 예전 H가 했던 것 처럼 나 역시도 좋은 친구로 지내자는 이야기를 하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다행이 이후에도 서로 어색함 없이 평소처럼 일상적인 관계를 이어갔습니다.

저는 지방출신으로 병역문제때문에 인천에 잠깐 왔다가 고향으로 내려갈때가 되었습니다. H는 집이 서울이었는데 고향으로 내려간 이후 서로 연락이 뜸해지기 시작합니다.

생각해보면 H와는 서로 친구로 지내자는 말을 했지만 한번씩 고백을 했던 사이였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관계를 "친구" 라는 말을 했지만 늘 단둘이 만나서 밥 먹고, 영화보고 차를 마시며 맛집을 찾아다니는 등 평범한 연인들의 데이트를 했습니다.

매일 밤 늦게 통화하고, 또 싸우기도 하다가 화해하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인천에서 생활을 정리하고 집으로 내려올때 "평생 잊지 않을 친구가 되자" 라고 서로 다짐을 했습니다. 다른 사람을 만나더라도 연락을 이어가자고 했습니다.

고향으로 와서는 아직 끝나지 않은 병역문제와 학교를 다니느라 바빴고, 애인은 아니지만 누구나 부러워할 H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때문에 소개팅이나 미팅 같은것엔 관심이 없었습니다.

누굴 만나고 싶으면 조금 멀긴 하지만 H를 만나면 됐고, 평일엔 학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학교의 젊은 여선생님들과 어울렸기 때문에 오히려 여자친구를 만들어서 한명에게 얽매이는 것 보다 자유롭고 이런 생활이 좋았습니다.

인천에 있을때부터 H와는 상당히 많이 싸웠웠습니다. 하지만 몇일뒤 태연하게 "밥 먹자" 라는 전화에 자연스럽게 화해하며 이런 상황이 반복됐는데 집으로 와서는 서울까지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한번 싸우면 몇달씩 연락이 끊기게 되었습니다.

싸워서 연락이 끊기는 것이 한달, 두달이 넘어가기 시작했고, 서로 조금씩 멀어져 갔습니다.

그동안 H는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나기도 했었는데 다른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것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받기 싫은 전화가 늘어났고 그때문에 가끔씩 휴대폰 번호변경을 했습니다.

저랑 싸워서 연락이 끊긴 기간에 휴대폰 번호가 변경되면 저는 H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어지는데, 결국 휴대폰 번호가 바뀐 이후 H가 먼저 전화를 할때만 바뀐 번호를 알게 됩니다.

무슨 자신감이 있었을까?

H가 다른 사람을 만난다고 해도 질투나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한번은 H에게 전화가 와서는....



"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은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아.... 근데 그 사람 안 만날래~~~"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다 좋은데 너랑 연락하지 말래.! "


서로가 누구를 만나든 오랫동안 연락 이어가자는 약속을 지켰던 것입니다.

쬐끔 감동했지만 이때부터는 H가 누구를 만나든 나는 서울에 가면 H를 만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서 H가 아닌 다른 여자친구가 없더라도 외롭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거리가 멀고 서로 만나는 시간이 뜸해지자 연락이 끊어지기 시작합니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이거나......."


또 다른 사람과 만나고 헤어졌는지 H 안부가 궁금해서 전화를 해봤는데 없는 번호라는 멘트가 흘러나옵니다.


2009년쯤 되었을까?

저와 크게 싸운 이후 휴대폰 번호가 바뀐 H는 더이상 예전처럼 웃으면서 "서울에 언제와?" 라는 전화가 오지 않았습니다.

아르바이트에서 직장이된 학교에서는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가장 어렸다는 이유로 여선생님들에게 귀여움을 받았지만 20대 후반이 되고 기존 선생님들 한분한분씩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게 되며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외로움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2010년 여름



" 나야... 뭐해? "


H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역시나 크게 싸웠거나 오랜시간 연락이 끊어졌다고 생각되지 않을만큼 마치 어제도 통화했느냥 평범한 목소리였습니다.

심하게 싸워서 1년 넘게 서로 연락이 없던 사람에게 전화가 오면 무슨말을 할까요?

얼떨결에 받은 전화라 당황했기때문일까?

무뚜뚝하게 전화를 받고 끊었습니다.



그리고 몇일뒤 늦은 밤 갑자기 H생각이 나서 전화를 했고 긴 통화끝에 시간되면 만나자는 약속을 했습니다.





축구 블로그에서 제법 인지도가 높아졌는지 피스퀸컵이라는 국제여자축구 대회 조직위원에서 대회기간동안 기자단을 해달라는 의뢰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10월 17일 일요일 경기가 열리는 수원으로 갔는데 수 만명의 군중 속에 일행도 없이 혼자서 외롭게 경기를 보고있을때 너무 처량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집으로 가려는데 오랫만에 수도권에 왔고 버스시간까지는 몇시간 남았기 때문에 H를 만나기 위해 전화를 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는걸까?

아쉽지만 전화를 받지 않네요....


결국 버스 터미널에 가서 버스표를 끊었는데 H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전화 했었어? 씻느라 못 받았는데.. 무슨 일이야? "


이미 집에가는 버스를 끊었고, H를 만나려면 왔던 길을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서울에 왔다는 말대신 그냥 목소리 들으려고 전화했다는 답장을 보냈습니다.





이후 또 다시 연락이 없었고 12월 19일, 이번엔 3월부터 활동중인 국가보훈처 기자단 해단식이 있어서 다시 한번 서울을 찾았습니다. 보훈처 기자단의 해단식이 생각보다 빨리 끝났고, 해단식 장소가 H 집과 그리 멀지 않은 지역이기 때문에 다시한번 H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이번에도 한번에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다시 집으로 오는 버스를 끊었을때쯤 "누구세요?" 라는 문자가 왔습니다.

011에서 010으로 바뀌어서 그런가? 아니면 H가 또 폰 바꿨는데 내 번호를 잘못 저장했나?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답장이 왔기 때문에 번호가 바뀌지 않았다고 안심하고 집으로 내려갔습니다.

답장은 하지 않았습니다. 내 번호를 모르는 것 같으니 크리스마스때 깜짝 놀라게 해줄 생각이었습니다.



지금부터는 수 없이 싸우고 화해하는 것을 반복했던 H와의 이별이 시작되는 과정입니다.

저는 작년에 쓰던 번호를 011에서 010으로 바꿨습니다.

번호이동을 하면 1년간 쓰던 번호와 연계되어 바뀌기전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도 연락이 오는 레터링 서비스라는 것이 제공됩니다.

아마 기존 H는 저에게 전화할때 예전 번호에 전화를 하면 레터링 서비스로 자동 연결된 것이고, 전화번호가 바뀌었다는 메시지가 가더라도 저의 바뀐 번호를 저장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12월 9일이면 레터링 서비스가 종료되는 날이고 저는 무료로 1년 연장해주는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레터링 서비스가 끝나기 한달전 11월 15일은 갤럭시S 휴대폰을 쓰는 사람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프로요" 라는 업데이트가 있는 날입니다.

갤럭시 유저인 저는 기존 휴대폰 성능을 한단계 높여줄 것으로 믿었던 프로요 업데이트가 출시되자 마자 업데이트를 했고 업데이트를 하면 기존 데이터가 삭제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미 9월달쯤에 전화번호나 프로그램을 백업해뒀기 때문에 지금 또다시 백업을 하는 것이 귀찮아서 업데이트를 실시했습니다.


여기서 H와 헤어지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지금의 갤럭시로 바꾸기 한달전쯤 1년여만에 H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7월 휴대폰을 바꾸고 바꾼 휴대폰으로 10월 중순 피스퀸컵 대회때 H와 한번 연락을 했습니다.




▲ H와의 어긋난 일지요약


휴대폰의 백업은 9월 말에 했었고, 11월 15일에 이뤄진 휴대폰 업데이트로 모든 데이터가 초기화 된 상황에서 10월 중순 H와 연락했던 기간의 정보는 사라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2월 9일 H가 알고 있던 제 번호로 연결이 되던 레터링 서비스도 완전히 종료가 되었습니다.

예전엔 제가 H번호를 모르더라도 H가 제 번호를 알기 때문에 연락이 되었지만 이젠 제 번호까지 바뀌었습니다.

다행이 갤럭시 이전 휴대폰에 남아있는 H전화 번호를 찾게 되었는데, 당시엔 그 번호에서 다른 번호로 바뀐건지 아닌지는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보훈처 기자단 해단식때 했던 제 전화에 답장이 왔던 것입니다.

그리고 12월 22일 크리스마스때 만나자는 약속을 잡기 위해 H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얼마후....

실망스러운 답장이 왔습니다.




19일 보훈처 기자단 해단식에 왔던 문자의 "누구세요" 는 잠시 착각해서 제 번호를 몰랐던 것이 아니라 정말 저를 모르는 사람에게 왔던 문자였습니다.

예전 휴대폰에 기억된 오래전 번호라서 휴대폰 번호가 바뀐 것이란 판단에 최근 피스퀸컵때 연락한 H 번호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제 휴대폰은 형의 명의로 되어 있는데 어렵게 인증을 거쳐서 인터넷으로 통화내역 조회가 가능했습니다.

다행이 피스퀸컵이라는 확실한 날자를 알고 있어서 그날의 통화 기록을 조회 했습니다.



피스퀸컵이 있던 날인 10월 17일 H와의 마지막 연락했던 번호는 아쉽게도 "누구세요" 라는 문자를 보냈던 그 번호랑 일치합니다.

저의 레터링 서비스가 종료될 시기쯤 H는 전화번호를 바꿨던 것입니다.

H역시 이제 제 번호를 모르기 때문에 아쉽지만 이젠 더이상 서로 연락할 방법이 없어졌습니다.

연인들이 그렇게 기다리는 크리스마스가 저에겐 한 사람을 잊는 날이 되었네요.

이젠 모두 잊고 다른 좋은 사람을 찾아야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들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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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엔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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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굴뚝 토끼 2010.12.25 22: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슴 아픈 사연입니다...
    뭐라 위로해드릴 말이 없네요.

    '만날 인연이라면 결국 다시 만나게 된다'는 말이
    위로가 될까 모르겠습니다.

  2. 2011.01.15 04: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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