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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관련글

아시아 최고라서 더욱 부끄러운 성남 경기장





얼마전(2010.8.28) 수원 빅버드에서 열린 수원과 서울의 빅매치와 관련된 글을 포스팅 하면서 당시 경기를 제가 꿈꿔왔던 K리그를 실현시켰다는 극찬을 하며 아시아 최고의 리그에 걸맞는 찬사가 듬뿍 들어간 경기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http://paangel.tistory.com/243 <- 당시 포스팅 입니다.)

아시아 각국의 전현직 대표팀 선수들이 모여서 비오는 날씨에도 4만에 육박하는 大관중이 모인 멋진 빅버드 경기장에서 수준높은 경기를 펼쳐서 당시 경기를 지켜봤을 아시아 여러 국가에 K리그 우수성을 알렸다는 뿌듯함이 있었고, K리그가 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하고, 가장 인기 있는 아시아 최고의 리그로 나아가는 기분이 들어서 상당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기쁨은 "마계대전"이라 불리는 수원의 또다른 라이벌전에서 무참히 깨어졌습니다.

리그 1위를 노리는 성남과 최근 최고의 상승세를 보이는 수원의 대결은 수준높은 경기가 예상되었습니다. 수원과 성남은 선수 구성만 보자면 여느 아시아 국가대표 A팀 에게도 뒤쳐지지 않을 강력한 스쿼드를 보유했고 많은 스타플레이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계대전의 최고 스타는 수원과 성남의 선수가 아니라 "성남 탄천 구장 잔디" 였습니다.

종전 수원과 서울의 경기에서 느낀 큰 기쁨은 탄천구장의 활약 덕분에 한순간 실망으로 급변했습니다.

경기는 지켜보지 못했지만 경기 이후 각종 인터넷에 쏟아지는 후기를 보면 하나같이 잔디상태를 비난했습니다. 울퉁불퉁 뒤죽박죽인 탄천구장의 그라운드 상황은 마계대전이라 불리는 빅매치를 조기축구 수준으로 떨어트리기 충분했습니다. 월드컵을 개최하고 아시아 최고의 리그에서 최강의 팀들 매치라고 떠올리기 힘든 아주 부끄러운 잔디상태였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부끄러운 장면을 우리만의 비밀로 조용히 넘어 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K리그가 아시아 최고의 리그로 발돋움 하는 과정에서 수원은 전직 일본 대표 다카하라 선수로 인해서 많은 일본인들이 인터넷으로 수원의 경기를 지켜보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에서 외국 네티즌의 반응을 번역하는 몇몇 사이트를 찾아보면 일본 최대 웹사이트인 2ch에서 수원의 경기를 볼 수 있는 방법의 문의가 많이 있었고 서울과의 경기를 지켜본 일본 축구팬들은 경기장에 가득 들어찬 팬들을 보며 그동안 무관중 리그라고 비웃던 K리그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또한 양 팀의 다이나믹한 스피드와 흥미진진한 경기에 j리그와 비교우위를 논하는 팬들이 등장했습니다.

K리그는 지금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일본에서 K리그의 우수성을 알게 될 시기이며, 일본뿐 아니라 리웨이펑과 제파로프 선수의 영입으로 중국과 중앙아시아까지 홍보를 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여기에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6강과 각 연령층 월드컵 선전, 여자청소년 월드컵의 3위, AFC 챔피언스리그 극동에 배정된 8강티켓 4장을 모두 K리그가 석권을 하는등 역사상 유래가 없을 정도의 발전을 이뤘습니다. 여기에 아시아 쿼터제의 시행에 따라 아시아 각국의 스타플레이어의 영입을 시작으로 아시아에서 K리그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K리그 최고의 명문클럽 매치라는 수원과 성남의 마계대전이 펼쳐질 경기장이 그렇게 형편없는 상태였다면 그 장면을 지켜본 아시아의 축구팬들은 과연 K리그에 대한 환상이 지속 될까요?



 <- K리그 환상이 지속되길 바라는 분들은 클릭하세요.^^



한국을 제외하면 이번 경기를 가장 많이 지켜본 국가는 우리에게 가장 민감한 중국과 일본입니다. 리웨이펑때문에 중국은 수원경기의 중계권을 구입했었고 일본은 다카하라 선수의 활약으로 인터넷을 통한 수원경기를 지켜봤을 겁니다. 그리고 울퉁불퉁 엉망진창인 장면을 중국과 일본축구팬들은 지켜봤을 것이고 상당한 조롱거리가 될 것입니다. 또한 열악한 잔디상황에 제대로된 경기력이 나올수 없는 법, 경기력 또한 실망이었을 겁니다.





탄천구장은 중국과 일본에만 알려지는 것이 아닙니다. 

2010년 9월 2주부터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전이 진행됩니다. 성남은 8강 진출팀으로 모든 아시아 축구팬들이 탄천구장에 집중을 할 것입니다. 경기를 지켜보지 않더라도 스포츠뉴스나 축구관련 프로그램에서 탄천구장은 무조건 노출 됩니다.

성남은 수원을 앞선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상당한 자금력을 가진 구단입니다. 이미 지나간 일은 잊고 지금부터라도 관심을 기울여서 2010년 8월 28일 벌어진 수원vs서울이 펼친 아시아 최고의 빅경기를 성남도 보여줄 수 있도록 변화를 줘야 합니다.

그리고 성남뿐 아니라 K리그 모든 구단이 수원과 서울의 라이벌전을 본받아서 K리그를 발전시키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