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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관련글

축구 점수 6-5.. 과연 재미 있을까요?






올해는 대한민국 축구에 무슨 경사가 이렇게 겹치는지 모르겠네요.^^

남녀 청소년 축구의 전원 2라운드 이상 진출과 여자의 경우는 사상 첫 FIFA주관 대회 3위, 그리고 지금 진행중인 U-17청소년 월드컵에선 4강 진출을 확정 지었습니다. 여기에 프로축구는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동아시아에 배정된 4장의 8강티켓 모두를 가져오는 쾌거를 보였습니다.

제가 오늘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여자 17세 청소년 월드컵 8강전에 나온 득점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이미 아시는 것처럼 경기는 6:5 대한민국의 역전승으로 끝났습니다.

전반 시작과 동시에 2실점, 하지만 곧 역전을 시켰고, 한국의 승리로 끝날 것 같았지만 후반 종료직전에 나이지리아의 동점골이 나왔고 경기는 연장전으로 돌입... 그리고 연장에서 3득점이 추가되어 양팀합쳐 무려 11득점이라는 대량득점이 나왔습니다. 여기서 여민지 선수는  U20 여자청소년 축구에서 지소연 선수의 피파주관 대회에서 한국선수 사상 첫 해트트릭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FIFA주관 대회 한국선수 최다 득점을 3득점에서 4득점으로 기록을 갱신했습니다.



<- 여기 클릭하시면 한국선수의 국제경기 득점이 많아집니다.^^


축구의 재미는 골인데 이번 한국과 나이지리아전에서 나온 11득점은 역전에 재역전이 벌어진 무척 재미있는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렇게 상상을 초월한 대량득점이 축구의 재미를 늘리는 요소가 될까요?




▲ 2008 삼성하우젠 K리그에서 나온 제가 응원하는 수원삼성이 모 팀을 3:2로 역전 시켰던 당시 사진입니다.


축구에서 가장 재미있는 점수는 3대 2라고 하며, 이를 가르켜 "펠레스코어" 라고 부릅니다. 한경기 5골이면 상당히 많은 득점이고 1골 차이면 마지막까지 승부를 예측 할 수 없었기 때문인데, 그럼 왜 4대3 이나 5대4, 6대5 이런 점수가 아닌 3대 2를 가장 재미있는 점수라고 했을까요?

축구가 재미있는 이유는 90분간 사람의 뇌와 가장 멀리 있있어서 정밀도가 가장 떨어진다는 발을 이용해서 모든 팀원이 힘을 합쳐 골을 넣기 때문입니다. 손이 아닌 발을 이용하기 때문에 정밀도가 떨어지고 실수가 많지만, 팀원과 함께 그 실수를 줄여가며 골이라는 결과를 얻기 때문에 축구가 재미있습니다.

축구는 실수를 바탕으로 그 실수를 줄여나가는 팀이 잘 하는 거라고 합니다. 축구에는 "모든 선수가 실수하지 않으면 결과는 언제나 0대 0이다.! 라는 명언이 있습니다.

그럼 다시 축구의 대량득점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6대 5의 득점은 양팀간 기회가 얼마나 많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찾아온 기회의 대부분을 득점으로 성공했다는 결론입니다. 득점만 보면 한국과 나이지리아 선수 모두 실수가 많았다는 건데, 반대로 이야기 하면 양팀 공격수 모두 실수가 없었다는 것이 됩니다.



▲ 2002 월드컵 8강의 승부차기에서 이운재 선수의 선방 장면입니다.

축구에서는 득점 찬스에서 모든 득점을 기록하면 골은 많이 나겠지만 재미에 있어서는 반감이 생깁니다. 우리나라의 결정적인 찬스때 홈런볼도 나오고, 상대 키퍼의 선방도 있어야 조마조마 한 긴장감이 있으며, 이런 실수들 끝에 골을 기록해야 기쁨이 배가 됩니다. 또한 상대의 공격찬스에서도 모든 찬스에서 실점을 하는 것보다는 키퍼의 선방이나 상대 공격수의 실수 역시도 축구 재미의 일부분입니다.

물론 사람들 취향따라 다르기 때문에 이런 경기를 좋아하는 축구팬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경기는 90분 동안 양팀 합쳐 3골만 나와도 많이 나왔다는 축구보다는 20~30초 마다 득점이 나는 농구가 더 적하다고 생각합니다. 축구는 상대편 수비의 실수를 틈타서 몇번 없는 찬스에서 골을 넣는 것이 재미라면 농구는 상대 공격수의 실수로 수비를 해내는 것과, 공격 찬스에서 얼마나 득점 성공을 하가에 대한 흥미를 느끼는 사람에게 적합합니다.(당연히 수비할꺼란 생각에서 득점을 기록하는 것이 축구의 재미라면, 당연히 득점 할꺼란 생각에서 수비하는 것이 농구의 재미)

축구에서 많은 득점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멋진 득점을 볼 수 있는 재미도 있겠지만, 축구 본질적인 재미중 몇가지를 느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적당한 대량득점과 적당한 득점 실패가 어우러진 최고의 재미를 느끼는 경기는 3대2 점수가 6:5의 점수보다 재미있는 진정한 펠레스코어라고 생각 합니다.

지금 진행중인 U-17세 여자청소년 월드컵, 디팬딩 챔피언이 다름아닌 우리민족 북한이라고 합니다. 이번엔 우리 대한민국이 북한에 이어 한민족 연속 우승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