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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09년 중국

1박 2일에서 나온 카레를 먹어봤습니다.





제가 즐겨보는 TV프로중 하나인 1박 2일에서 외국인 노동자와 동해바다로 떠나는 에피소드가 방송되었습니다. 문화가 전혀 다른 낯선땅에서 열심히 노력하며 살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짧은시간이지만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준다는 것에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을 하며 TV를 지켜봤었습니다.

1박 2일에서는 항상 잠자리와 함께 저녁식사에 대한 게임이 있는데 이번 저녁은 저에게 아주 반가운 메뉴가 나왔습니다. 다국적으로 모인 멤버들은 서로 어떤 메뉴의 저녁을 먹을까란 회의 끝에 인도식 카레로 결정하고 게임을 통한 재료를 획득했습니다. 카레가 인도 음식이라는 것은 모두가 잘 아는 사실이지만 우리가 먹고 있던 카레는 전통 인도식과 조금 다릅니다.

1박 2일을 시청하셨던 분들이면 인도식 카레는 우리나라와 조리법이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알기로 2차대전이 한창일때 일본은 일본인 입맛에 맞게 카레의 조리법을 변경해서 전투식량으로 보급 했고, 그런 일본식 카레가 한국에 전파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테이크의 대명사인 돈까스도 이와 비슷하게 서양 스테이크를 일본이 도입해서 변경 한 것이 우리나라에 전파 되었다고 합니다.

즉 지금 우리가 즐기고 있는 카레는 인도식과는 조금 다른 일본식 카레입니다. 일본인들은 초밥과 함께 카레도 상당히 좋아하는데 우리나란 그런 일본의 영향을 받아 지금까지 카레가 이어왔습니다.

1박 2일에 나온 인도식 카레를 맛본 멤버들은 상당히 오버를 하면서 맛있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저녁시간쯤 방송되는 1박 2일에서 그 장면을 보고 인도식 카레의 맛이 궁금하셨던 분들 많이 계시지 않나요? 모두가 모여서 카레로 저녁 만찬을 즐길때 MC 강호동은 진정한 김치찌게를 먹으려면 한국친구를 사귀어야 되듯 그 나라 음식을 먹기위해서는 현지인 친구를 사귀는 것이 좋다는 식의 멘트가 있었습니다.

저는 TV를 보는 내내 인도식 카레가 상당히 반가웠습니다. 몇년전 중국으로 여행을 다녀왔었는데 나라이름이 조금 헷갈리지만 아마 파키스탄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친구가 차려준 카레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다 만들어진 카레만 봐서 조리과정이 어떤진 모르겠지만 분명 1박 2일에 나온 조리법이나 재료들과 모두가 일치하는 듯 보였습니다.

제가 중국에서 파키스탄 친구가 만들어준 카레를 먹을 수 있었던 이유는 예전부터 우연히 중국친구를 알게되었고 오랫동안 연락을 하며 중국여행때도 우리의 가이드를 해줬습니다. 그리고 그 중국친구의 남자친구가 파키스탄 사람이었고 요리를 잘 한다면서 여행 마지막날 직접 카레를 만들어줬습니다.

온갖 맛있는 음식이 넘쳐난다는 중국이지만 한국음식에 적응된 사람이면 쉽게 외국 향식료에 적응하기 힘듭니다. 저는 중국이 두 번째라서 조금은 적응이 되었지만 함께 여행을 갔던 3명의 일행은 그런 중국음식에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어느정도 중국에 적응 됐다는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인도의 카레를 친구가 만들어준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고맙기도 했지만 혹시 입맛에 안맞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컸습니다. 솔직히 점심도 먹어서 배도 약간 부른데 입맛까지 안 맞으면 외국인 친구가 정성스럽게 만들어준 카레를 남겨야 된다는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중국과 파키스탄 친구들이 집에서 장을 보고 요리를 하는 동안 배좀 식힐겸 호텔 주변을 구경하다가 중국친구에게 곧 있으면 호텔에 간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모여서 여행 마지막날 저녁 만찬을 즐기려는데 역시나 인도식 카레는 한국과 조금 달랐습니다. 

중국 친구들은 한국 유학경험이 있는 친구들로 어느정도 우리 입맛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 중국 친구들은 한국에서 먹던 카레랑 조금 다르다는 말을 했었는데 정말 생긴 것 부터가 한국식과 달라서 우리 입맛에 맞지 않을꺼 같다는 두려움이 더 커져만 갔습니다. 그리고 1박 2일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감자나 닭고기를 상당히 크게 썰었는데 역시나 파키스탄 친구도 딱 그정도 크기로 조리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경험을 또 언제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외국친구들이 우리를 위해서 직접 요리까지 해줬다는 것에 너무나 고마워서 두려움반 기대반으로 인도카레를 맛 보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1박 2일에 나온 멤버들이 오버 하면서 감탄하는 장면들이 있었는데 물론 약간의 과장이 섞였겠지만 제가 먹어봤던 카레중 손꼽힐 만큼의 맛이었습니다. 앞서 일본 카레를 언급했는데 인도만큼이나 카레가 발달한 나라가 일본입니다. 일본은 초밥, 우동과 함께 맥주, 그리고 카레를 상당히 좋아합니다. 일본여행을 하는 한국사람들이 일본 음식이 입에 안 맞으면 카레집을 찾으면 될 정도로 우리 입맛에 맞고 일본 전역에서 쉽게 카레집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발달되었습니다.

파키스탄 친구가 만들어준 카레는 한국과 일본의 어떤 카레들 보다도 맛있었습니다. 함께 있던 일행 3명들도 모두 저와 같이 처음엔 걱정했지만 먹어본 이후 모두 맛있다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당초 생각했던 것 처럼 우리가 먹던 카레와 전혀 다른 느낌의 그런 맛은 아니었습니다. 처음 먹어봤던 중국의 샤브샤브나 일본의 라멘에 큰 충격을 받았기에 인도식 카레도 전혀 새로운 향식료가 들어가서 뭔가 충격을 주지 않을까란 기대가 있었는데, 한국인 입맛에 맞게 약간 조리법을 변경했는지 우리가 흔히 먹던 맛있는 카레의 맛과 비슷했습니다.

1박 2일에 나온 것 처럼 닭고기와 야채 그리고 카레가루로 요리를 완성하고 이후 생야채를 곁들여서 먹는 거였는데 제 생각에는 그 레스피 그대로 한국에 진출하고 인도식 카레집을 차리면 분명 성공 할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이번 여행엔 입맛이 상당히 까다로운 누나가 있었는데 그 누나 역시 파키스탄 카레는 흡족해 하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제가 먹어본 인도식 카레의 맛을 설명하자면 기존 3분 카레와 같은 인스턴트 음식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물을 사용하지 않는 조리법 답게 카레 본연의 맛이 고기와 야채에 스며들어 맛의 깊이가 있다고 할까? 조금 강한 맛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짜다거나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점을 빼면 한국사람들도 어딘가에서 먹어 본 듯한 익숙한 맛이라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1박 2일에서 나온 조리법이나 재료들을 살펴 볼때 아마 제가 먹었던 카레와 거의 흡사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인도 카레를 맛본 1박 2일 멤버들이 그렇게 맛있다고 찬사를 했던 이유는 원조국가의 제조법에 정성이란 양념이 더해졌을까요? 제가 먹어본 인도식 카레는 분명 최고의 맛이었습니다.





최근엔 서로 바빠서 연락이 잘 안되는 친구들이지만 1박 2일을 통해서 다시 한번 그날 먹었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카레의 맛이 떠오르네요. 여러분들도 혹시 외국인 친구가 있으면 그 나라 고유 음식을 부탁해보세요. 분명 원조국의 조리법에 정성까지 깃들여져서 어느 일류 음식점보다 맛있는 최고의 요리가 나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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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 친구가 있다면 정성스럽게 김치찌게 한번 끍여주세요. 아마 그 외국 친구에겐 평생을 잊지 못할 최고의 음식으로 기억 될 것입니다. 파키스탄 친구가 해준 카레요리가 이렇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것 처럼 말이죠..


http://paangel.tistory.com/246 <- 당시 여행때 한국인으로써 자랑스러웠던 이야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