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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관련글

잠비아전을 비난 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월드컵의 해에 열린 첫경기...

그것도 월드컵이 열릴 남아공에서 월드컵 전용구를 사용해서 우리랑 상대할 나이지리아랑 최근 비겼던 잠비아와 경기를 한다고 많은 기대를 모았던 경기입니다.

하지만 경기내용은 실망을 넘어서 절망의 수준이었다는 것까지 저도 동감을 합니다.

그러나 속사정을 살펴보면 이게 그렇게 비난을 받아야 할 상황인지는 잘 모르겠군요.


한국의 경우는 K리그가 끝났고 선수들은 국내에서 휴식을 하다가 국대 소집이 되어서 연일 강추위 속에서 국내 훈련을 한뒤 남아공으로 떠났습니다.

남아공은 우리랑 계절이 반대입니다 거리가 멀어 시차도 엄청나고.... 더군다나 보통사람은 처음 접하면 숨쉬기도 힘들다는 고산지대에서 경기를 치뤘습니다.

기본적으로 이런 상황에선 2주정도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는 축구전문 기자의 글에서 봤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은 약 1주일 적응 기간을 거친뒤 경기를 했습니다.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은 기존의 선수들중 핵심선수가 모두 빠졌고, 연습부족에 한파의 기후인 국내에서 아프리카 여름으로 떠나는 계절적 요인, 그리고 고산지대라는 할수 있는 모든 최악의 상황이 종합된 상황이었습니다.





반면 잠비아는 어떨까요.?

잠비아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위해 최정예 맴버로 꾸준한 연습을 통한 이기기위한 실전 경기를 치뤘습니다.

시차,기후,고산지대 이런 적응도 필요 없고 말 그대로 오늘 당장 경기를 해도 자신들 최상의 경기력을 펼칠 준비된 팀 이었습니다.



경기초반 주도권이 2:8까지 뒤쳐지는 것보고 진짜 까무라치게 놀라고 실망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흥분을 가라앉히고 상황을 종합해 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우리가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월드컵을 1주일 남겨둔 최종 마무리 훈련을 할때 최강이라는 브라질이나 스페인의 2진선수들이 그것도 시즌 끝나고 쉬고 있을때 한국으로 불러서 시차적응도 하지못한 상황에서 당장 뛰어도 최상의 경기력을 펼칠수 있는 한국 최정예 맴버와 경기를 한다면
한국 최정예는 분명 브라질이나 스페인 국대를 이길 수 있다고 봅니다.



(수원삼성은 세계 최강이라고 불리는 바르셀로나도 이겼습니다. 당시 바르셀로나 상황이 지금 한국보단 좋았고 지금 잠비아가 저때 수원보다 더 준비가 잘 된팀입니다.)


이번 잠비아전이 이런 경우 입니다.


실제로 한국이 홈에선 최정예맴버가 빠진 브라질도 이기고 아르헨에게도 주도권을 잡는등의 경기를 종종 보여줬습니다.


그럴때마다 한국 네티즌들은 항상 하는 말이... 상대는 2진이다... 시차적응도 안된 팀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죠...


이번 잠비아전의 한국팀은 바로 이런 2진과 시차적응에 기후적응, 그리고 훈련도 안된 상태에 그라운드 조건도 최악이며 고산지대 였습니다.


반면 잠비아는 오늘 당장 경기를 치뤄도 될 만큼 준비된 최상의 전력이었구요.


프로라면 현지사정에 적응을 해야 된다는 잠비아 감독의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프로선수라도 사람입니다. 아무리 프로라도 그들은 사람이고 전문 프로그램과 훈련을 통해 최상의 경기력을 보이는 것이 사람입니다.


이번 경기는 단지 현지적응과 아프리카 스타일을 체험하고 아직 완전히 자리잡지 못한 월드컵 맴버 발굴이란 측면에서 봐 주셨으면 합니다.






오히려 객관적 전력이 우리보다 떨어진다는 팀에게 이런 자극을 받는 것도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쓴 보약이란 생각이 듭니다.


잠비아는 나이지리아를 가상으로 치른 평가전입니다. 객관적으로 나이지리아가 잠비아보단 강하지만 이번에 경기했던 잠비아보단 월등히 강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대표팀은 나이지리아전에 출전 선수도 다르고, 선수들의 몸도 최절정에 다다를 것이며, 현지적응 역시 완벽하게 끝난 상황에서 경기를 치를 것입니다. 물론 그라운드 상황 역시 잠비아전처럼 스케이트장이 아닌 축구장에서 경기를 하겠죠.


기억하세요....


0 : 5



02년 맴버들은 오대영팀이었으며 월드컵을 몇개월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쿠바에게도 이기지 못하는 그런팀이었습니다. 세계적 찬사를 받았던 94년 맴버들은 일본에게 패하며 월드컵 출전도 이라크의 힘으로 기적과 같이 진출을 했던 그런 팀입니다.




9승 2무 30득점 1실점
↑90년 이태리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성적입니다.


 
반면 11경기동안 단 1실점만 하고 월드컵에 오르며 16강이 아니라 8강까진 무난하다고 말했던 90년 맴버는 본선에서 3전 전패... 최강의 공격력을 선보인 98년 맴버 역시 결과는 좋지 못했습니다.


잠비아를 이기는 것이 목표이었다면 이번 경기는 충분히 비난 받을만 하지만 잠비아가 아닌 월드컵이 목표라면 이번 잠비아전은 좋은 모의고사와 쓴 보약이란 생각이 드네요.

기존의 경우를 보더라도 준비과정이 험란했던 과거 한국 월드컵팀들은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아무런 어려움 없이 월드컵에 오르던 월드컵 맴버들은 본선에서 좋지 못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4:2의 결과 보다 내용이 좋지 못해서 더더욱 화가 난다는 분들도 계신데... 시즌이 끝나 연습도 안하고 시차적응과 고지대적응이 전혀 안된 2진  선수들을 데려 놓고 최고의 준비와 최상의 컨디션으로 무장된 잠비아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친 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 잠비아전 출전선수 명단

▲ GK = 이운재
▲ DF = 최철순 이정수 조용형 강민수
▲ MF = 염기훈 김재성 김정우 김두현
▲ FW = 노병준 이동국


이번 경기엔 월드컵 주력인 박지성, 이청용, 기성용, 이영표, 박주영등 대표팀에서 가장 믿음이 가는 1~5번째 선수 모두가 빠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잠비아전의 졸전에 칭찬은 하면 안되겠지만 그래도 비난 보다는 성장을 할수 있는 격려도 필요 하다고 봅니다.


만약.. 우리나라 대표팀의 최종목표가 월드컵이 아닌 잠비아였다면... 근데 저런 경기력과 결과라면 비난을 받아 마땅하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