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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호의 막판부진, 혹시 의도된 작품?

 

 

 

 

8회연속 월드컵 진출을 이뤄낸 최강희 감독이 당초 약속대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키며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놨습니다. 조광래 감독의 부진으로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도 장담 못한 위기에서 축구협회는 극약 처방으로 당시 K리그에서 최고의 지도력을 보여주고 있던 최강희 감독에게 대표팀을 맡아줄 것을 권했지만 완강한 거부를 했습니다. 이때 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시키는 기간까지란 약속을 받아내고 새롭게 대표팀 감독으로 취임되었습니다.

 

최강희호는 초반엔 순항을 했습니다. 최강희 감독의 마음의 고향인 전주에서 치뤄진 A매치 데뷔전에서 우즈벡에 4:2로 승리를 거두며 평소 축구철학인 닥공 모드를 뚜렷히 보였습니다. 이후 월드컵 최종예전 진출권이 걸린 쿠웨이트와의 3차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도 2:0 승리를 거두며 축구계에선 임시방편으로 선임한 최강희호는 축구협회의 신의 한수라 칭찬하게 됩니다.

 

비록 유럽에서 가진 스페인과의 친선경기에선 1:4 대패를 거뒀지만 이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카타르와 레바논을 상대로 7득점 1실점이란 닥공스타일로 최강희호의 찬사는 극에 달했습니다. 더불어 조기에 월드컵 진출을 확정짓는거 아니냔 장밋빛 전망이 나왔습니다. 이때부터 일각에선 월드컵 이후에도 최강희 감독을 유임시켜야 한다는 반응이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최강희 감독은 대표팀을 맡은 이유는 프로팀 감독이기 이전에 대한민국의 축구인이라 월드컵 진출이란 대의적 차원에서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지만 기간을 월드컵 최종예선 까지라고 못박았고 그후 전북으로 돌아간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이 말을 뒷받침 할 근거로 전북현대는 최강희 감독이 떠난 1년 8개월의 시간동안 외부 감독을 영입하지 않고 기존 피지컬 코치였던 파비오를 최강희 감독이 컴백할때까지의 임시 감독 대행에 임명하는 강수를 뒀습니다. 최강희감독이 돌아올 것을 믿었기 때문에 내린 결론인 것입니다.

 

월드컵 아시아 예선 3차전 마지막 경기인 쿠웨이트에게 패하면 자칫 최종예선전도 진출 못하고 탈락할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나 최종예선 초반에 2승 1무의 성적과 뛰어난 골득실, 그리고 향후 남은 일정이 홈경기에 몰려 있어 한국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했습니다.

 

단 하나만 제외하면 모든 것이 최강희 감독의 구상과 100% 일치했습니다. 일치하지 않은 한 가지는, 너무 좋은 경기력에 당초 축구협회와 약속한 전북으로의 복귀가 자칫 무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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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부터 최강희 감독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합니다. 기존에 하던 것 처럼 매경기 닥공의 골 폭풍으로 이기는 경기를 하면 월드컵 진출만 시켜달란 부탁이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로 바뀔지도 모를 분위기가 조성 된 것입니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최강희 감독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월드컵 본선에 대비한 감독 이야기를 했습니다. 세계적인 축구 흐름을 아는 외국인 감독을 후임으로 뽑아야 한다는 말을 자주하였고, 닥공이던 대표팀은 빈공으로 바뀌기 시작 한 것입니다.

 

우즈벡과 이란 원정에서 2승 내지 1승 1무정도의 성적으로 월드컵 진출의 9부 능선을 넘겠다는 당초 목표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우즈벡엔 무승부, 이란에겐 숫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0:1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최종예선의 딱 절반이 지난 중간 성적에서 우리는 1위 우즈벡에 한 경기 덜 치른 2위가 되었고 초반에 벌어놓은 골 득실과 다른 팀보다 1경기 덜 치뤘다는 남은경기 일정상 아직까지 월드컵 본선진출은 유력했습니다.

 

우즈벡, 이란 원정에서의 실망스런 결과 이후 최강희 감독의 유임론은 사그라 들었습니다. 이후 대표팀은 호주와 크로아티아와의 친선경기에서 연달아 패하며 이란원정을 포함하면 3연패의 부진에 시달렸고 월드컵 예선전 카타르와의 홈 경기에선 부진한 경기속에 종료직전 득점으로 힘겨운 1승을 추가했습니다. 이제 남은 경기가 레바논 원정과 홈에서의 2경기, 월드컵 직행은 더더욱 가까워졌습니다. 이때 축구협회 내부에서는 최강희 감독을 월드컵 본선까지 맡아줄수 있는지 내부 회의가 들어갑니다.

 

그러나 당연히 승리 할 것으로 믿었던 레바논 원정은 0:1로 끌려가다 후반 투입된 김치우의 천금같은 동점골로 겨우 패배를 면했고, 이때 부터 여론은 최강희 감독을 집중 질타했고, 전술능력과 국내선수 편애라는 악평을 쏟아냈습니다. 이후 치뤄진 홈 2연전에서도 상대 자책골로 이긴 우즈벡전과 0:1 패배를 당한 마지막 이란전까지 유독 아무런 전술도 없는 뻥축구로 일관했고, 오히려 기존 주변에서 비난하던 부분을 더욱 부각시킨 모습을 보였습니다.

 

-최강희 감독[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이란전이 끝남과 동시에 최강희 감독은 사퇴를 발표했고, 최강희 감독의 비난이 극에 달한 여론에 결국 축구협회도 사퇴를 받아들였습니다. 만약 최감독이 보였던 초반 모습을 끝까지 보여 압도적 경기력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면 그동안의 상황을 볼때 충분히 유임을 권했을 것이고, 최강희 감독은 또 관심도 없는 대표팀을 더 이끌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을 것입니다.

 

또하나 최강희 감독은 자신이 대표팀 감독을 하는걸 싫어했지 대표팀을 싫어한건 아닙니다. 대표팀이 잘 되야 프로축구도 같이 살아나기에 대표팀에 대한 애정은 늘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자신이 생각하기엔 후임 감독은 국내감독 보단 세상 물정을 잘 아는 해외파를 선임해야 된다는 소신을 밝혔고, 그러기 위해선 국내파 감독의 단점을 보여줘야 했을 것입니다.

 

자칫 인맥으로 보여질 수 있는 특정선수에 대한 편애와 현대전술과 전혀 맞지 않는 뻥축구를 시종일관 고집했습니다. 이상하게 초반에 잘 나갈때의 전술이 아닌 답답할때의 전술인 뻥축구를 자신의 유임 이야기가 나올때부터 사용했다는 것에 의문이 있는데 모든 것이 최강희감독은 자신에게 주어진 월드컵 본선 임무에 충실할뿐 그 과정은 신경쓰지 않았던게 아닐까란 의문이 듭니다.

 

또한 자신의 후임에도 국내감독 보단 해외감독이 적합할꺼란 판단에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외감독의 우수성을 암묵적으로 보여줬다면 최강희호의 모든 과정이 퍼즐처럼 맞춰지게 됩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에서 내린 가정이었지만 축구협회의 부탁으로 원치않던 감독직을 수락하게 된 최강희 전 대표팀 감독님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