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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전 vs K리그 개막

 

-그리스전을 앞둔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사진-

 

 

스포츠 팬들에게 2014년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면서 행복한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얼마 전 폐막한 소치동계올림픽 외에도 6월엔 브라질 월드컵이, 그리고 9월엔 인천에서 아시안게임이 개최됩니다.

 

동계올림픽이 끝난 지금 우리나라의 관심은 모두가 브라질로 향해 있습니다. 그 영향일까? 월드컵이란 큰 이벤트가 다가옴에 따라 국내 프로축구나 프로야구, 해외 축구와 야구도 예전보다 관심이 줄어들었습니다.

 

2014년 3월 8일, K리그는 지난 시즌 우승팀인 포항과 준우승팀 울산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9개월간 대장정에 돌입합니다. 특히 올해는 월드컵이 열리고, K리그 승강제가 처음으로 정착되는 시즌입니다. 그동안 상주상무의 강제 강등과, 1부리그 팀 숫자를 조절하기 위한 승강제의 조절이 있었다면 올 시즌부터는 프로축구 연맹이 계획했던 승강제의 정식 출범이 되는 원년의 시즌이 될 것입니다.

 

 

<-승강제 성공을 기원하며 클릭 부탁드려요.^^

 

 

K리그 개막에 앞서 한국축구에 또 하나 중요한 경기가 있습니다. 브라질 월드컵에 나설 태극전사의 엔트리를 결정짓는 사실상 마지막 시험 무대가 될 그리스전이 3월 6일(목) 새벽 그리스 아테네에서 치러집니다. 이번 경기는 홍명보호가 지금 소집할 수 있는 최정예 선수들을 모두 출전시켰고, 맞서는 상대인 그리스도 이번 경기를 월드컵 본선에서 상대할 일본의 가상 경기로 설정하고, 베스트 선수를 총출동시킨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이전까지 홍명보호의 평가전은 여러 조합을 시험하는 시험무대였다면, 이번 그리스전은 그동안 연습했던 실험을 마무리 짓는 중요한 경기입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홍명보호의 황태자라 불리며 절대적 신임을 얻었던 박주영은 소속팀 아스널과 임대로 간 왓포드에서 주로 벤치를 지키며 경기감각이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이런 박주영에게 그리스전은 브라질로 갈 수 있는지를 판가름할 마지막 경기가 될 것입니다.

 

히딩크 감독은 2002년 초까지만 해도 사상 최악의 감독이라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대구에서 치러진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반등에 성공해 월드컵 4강의 기적을 이뤘습니다. 히딩크호의 코스타리카와 같은 시기에 펼쳐지는 것이 그리스 원정으로 단순한 평가전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국가대표에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프로축구에 대한 관심이 예년만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프로축구에 있어 2014년은 K리그 부흥이냐 몰락이냐 갈림길에 선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프로축구를 빛내는 스타 선수들이 유럽과 중동에 진출하더니 올 시즌 유독 중국 진출이 많았습니다.

 

 

 

-K리그 선수의 중국 진출에 위기감을 나타내는 기사들-

 

 

어린 선수들은 j 리그로, 실력 있는 선수는 유럽으로, 그리고 K리그에서 활약하면 중동과 중국으로 선수를 빼앗기는 현실 속에서 K리그는 스타선수 부재로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그러나 마냥 우울하진 않습니다.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 그리고 각 구단이 유소년 선수들 육성에 적극적으로 투자했고, 투자의 결과가 나타나며 우수 선수들이 꾸준히 발굴되고 있습니다. 용병 한 명 없는 포항이 K리그와 FA컵을 우승하며 더블을 달성했습니다. 우승의 일등공신은 황선홍 감독의 지도력과 함께 포항스틸러스가 자랑하는 유소년 축구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스타선수들이 해외로 빠져나간다고 걱정은 하지만, 그 자리를 대신할 유소년이 꾸준히 성장을 해왔고, K리그 선수들이 중국 등으로 진출하면서 거액의 이적료를 받아 K리그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K리그 스타 선수의 해외진출 러시라는 위기가 있지만, 유소년 성장이라는 희망이 있습니다.

 

또 하나의 흑과 백이 있습니다.

 

 

 

 

그동안 2년간 시험무대를 거쳐 올 시즌부터 본격적인 1~2부리그 승강제가 시행됩니다. 1부리그 12위 팀과 2부리그 1위 팀은 자리를 바꾸고 차등 순위 팀들은 1부리그 한 자리를 놓고 플레이오프를 치릅니다. 경우에 따라 1부리그에서 2팀이 강등되고 반대로 2부리그의 2팀이 승격되는 살얼음판을 경험해야 합니다.

 

이젠 단 한판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월드컵으로 선수를 차출하고, AFC 챔피언스리그로 상위 팀들은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합니다. 가뜩이나 1부리그 스타선수의 중국진출로 흥미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를 동시에 출전해야 하는 K리그 팀들은 체력 부담에 따른 양 리그 모두에서 경기력 저하 우려가 있습니다.

 

일본 축구팬들이 AFC챔피언스리그 부진에 대해 항상 이야기 했던 것이 일본은 승강제의 치열함 속에 j 리그에도 신경을 써야 하므로 AFC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말을 했는데, 지금 우리는 정식 승강제를 처음 경험하기 때문에 더더욱 혼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스타선수가 부족하면서 체력 부담이 더 커진 이때.. 자칫 팬들이 K리그를 외면하지 않겠느냔 걱정이 됩니다.

 

 

 

-2013 K리그 클래식 우승 장면, 포항스틸러스 홈페이지 사진-

 

그러나 이 부분에서도 긍정적 부분이 있습니다. 1부리그가 암울했다면 2부리그는 작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관심을 받게 됩니다. 사실 2013시즌엔 상무와 경찰청만이 진정한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지 다른 팀들은 프로팀이라고 보기엔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올 시즌엔 기존 팀들도 한 시즌 프로리그를 경험해서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고, 1부리그에서 내려온 팀들과 경찰청이 승격을 위해 상당히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일 것입니다.

 

거기에다 기존 2부리그 팀 역시 내실을 다져 2부리그는 질적으로 엄청난 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런 식으로 2부리그가 흥행이 된다면 월드컵의 인기를 등에 업어 1부리그 흥행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K리그 개막이 1주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비록 지금은 국가대표팀의 그리스전에 모든 언론이 주목하고 있지만, 국가대표가 성공하려면 그 뿌리가 되는 프로축구가 탄탄하게 자리 잡아야 합니다. 올 시즌 K리그는 또 한 번의 르네상스 길을 가느냐, 아니면 고립의 길을 가느냐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제목은 국가대표와 프로축구의 대결 구도로 썼지만 결국은 K리그가 살아야 국가대표가 살고, 국가대표가 잘 되어야 한국 축구를 세계에 알릴 수 있습니다. 그리스전 vs K리그 개막은 모두가 승리하는 한주가 되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