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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의 파워블로거 성장기

파워블로그 진정한 의미

 

 

 

SBS 뉴스에 나온 파워블로거의 악질 행동에 많은 분이 분노했습니다. 그리고 파워블로거에 대한 불신이 커졌습니다.

 

저는 자칭 과거 파워블로거 출신이었다고 종종 이야기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번 SBS 뉴스를 보고 무척 속이 상했습니다. 내가 알던 파워블로그가 겨우 저런 식으로 구걸이나 하는 파워블로거지였던가?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블로그를 명확히 구분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저는 크게 4가지 분류로 나누고 싶은데, 일단 대다수를 차지하는 일반 블로그가 있고, 블로그로 돈을 버는 프로 블로그, 그리고 블로그로 구걸이나 하는 블로거지, 끝으로 나의 글이 사회에 영향을 주는 파워블로그 이렇게 나누려고 합니다.

 

통상 파워블로그 라고 하면 일일 방문자가 아주 많고, 네이버, 다음, 티스토리에서 파워블로그로 선정해주는 사람을 일컫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사람이 많이 오는 것을 마치 자기가 절대 권력자가 된 것인 양 횡포를 휘두른다면 깡패 블로거고, 자신의 신분으로 뭔가 이득을 보려 한다면 파워블로거지입니다. 그리고 블로그를 이용해 돈을 버는 것은 프로 블로거로 따로 분류하려고 합니다.(프로 블로거는 자신의 능력으로 합법적 이익을 취하기 때문에 절대 나쁜 게 아니라 자신의 재능을 살린 것으로 봅니다.)

 

제가 생각한 파워블로그는 하루에 몇 명이 오고 한 달에 얼마를 버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서두에서 저는 자칭 파워블로거라고 칭한다고 했습니다. 그럼 왜 제가 파워블로거라고 말하는지,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파워블로그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저는 2010년 블로그를 시작해서(사실 2009년 12월) 그해 다음뷰 황금펜에 선정되었고, 티스토리 파워블로거로 선택되었습니다. 3대 블로그 회사 중 하나에서 파워블로그로 선택했고 황금펜을 달아줬으니 파워블로거로 불러도 전혀 이상하진 않지만, 사실 저는 다른 분들에 비해 글을 많이 쓰지도 않았고 방문자도 많지 않습니다.

 

 

 

파워블로그 선정 당시 제 블로그 통계입니다.

 

2009년 12월부터 시작했지만 운 좋게 제가 처음 쓴 글부터 많은 분이 찾아주셨습니다.(첫 글에 1,800명이나 오셨더라구요.) 그래서 한 달 만에 일 평균 1천 명 방문자를 기록했지만 더는 크게 늘진 않았습니다. 6월에 20만명이 넘었다지만 1년을 통계 내봐야 70만 명 정도로 일 평균 2천 명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블로그 1년 만에 70만 명이라는 게 결코 적은 숫자는 아니지만 파워블로그로 불리기엔 많은 것도 아닙니다.

 

사실 제가 파워블로거라고 자부하는 이유는 다음에서 황금펜을 줬기 때문도 아니고, 티스토리에서 파워블로그(우수블로그) 선정을 해줘서가 아닙니다. 저는 1년 동안 블로그를 통해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지금은 축구 위주의 글을 쓰지만 제 블로그 초기 취지는 축구와 여행 관련 이야기를 주로 쓰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블로그 이름도 "엔젤로그와 함께하는 세계여행"으로 정했습니다. 중국과 일본여행에서 겪었던 재미있던 이야기와 당시 느꼈던 한중일 관계에서도 조금 포스팅을 했는데.. 저는 글을 쓸 때 진정성 있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생각한 게 무슨 글을 쓸 땐 직접 취재를 하거나 믿음 가는 것을 쓰고자 해서, 일본이나 중국 이야기를 할땐 되도록 직접 해당 국가 사람들을 인터뷰를 했습니다.

http://paangel.tistory.com/25 <- 일본인 인터뷰

http://paangel.tistory.com/69 <-중국인 인터뷰

 

저는 한국에 있고 제 주변에 일본인도 없지만, 진정성 있는 글을 쓰고자 인터넷 번역기 도움으로 일본 블로그를 2개나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일본 이야기를 할 때는 저의 일본 블로그를 통해 직접 일본인들에게 질문하고, 한국 블로그에 소개했으며, 그 글을 본 한국인 반응을 일본인에게 알려주는 방식으로 양방향 소통는 글을 썼습니다. 이런 식으로 한국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블로그를 만들어 직접 제가 보고 듣고 느끼는 중국과 일본 이야기를 썼습니다. 물론 표본오차가 커서 정확한 자료는 아니지만 제가 전문기자가 아닌 아마추어 블로거란 점에서 이런 진정성은 충분히 통했다고 봅니다.

 

 

-운영중인 일본 블로그-

 

이런 식으로 중국과 일본 블로그를 운영하고, 외국인과 소통을 하다 보니 외국인 친구들이 생겨났습니다. 제가 축구뿐 아니라 여행이야기도 함께 썼다고 했는데, 단순 글로만 그치지 않고 제 글을 보는 외국인(중국, 일본인)을 한국으로 여행 오게끔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 한국 여행 이야기는 일본 여행사에도 소개되었습니다. 또한 저 역시도 인터넷으로 알게 된 친구들을 만나러 중국과 일본을 다녀왔고, 반대로 양국에서 한국에 찾아오는 일도 잦아졌습니다.

 

외국인과 교류를 많이 하는 게 모 카페에 알려져 "덴마크"에서 한류특집 취재를 위해 국영 TV와 메이저 일간지 기자 수십 명이 한국을 찾는데 우리나라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해 우리에게 도움을 청한다는 덴마크 대사관 연락을 받았습니다. 저는 외국인의 한국여행 기획을 많이 해줘서 덴마크 언론인들의 한류특집 취재의 기획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얼마후 덴마크 대사관으로부터 감사의 팩스를 받았습니다.

 

 

 

-덴마크 언론인들의 경복궁 취재 모습-

 

저는 엄청나게 많은 방문자가 오거나 엄청난 돈을 버는 블로그는 아니지만, 이렇게 제 블로그를 통해 외국인들과 소통하고 덴마크라는 한 국가에서 우리나라를 소개하는 것에 작지만 조그마한 도움을 줬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이런 행동을 했다는 저 자신이 뿌듯하며 파워블로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 친구를 만나러 일본에 잠시 들렀다가, 무심코 로밍을 안 한 스마트폰을 썼다가 요금 폭탄을 맞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분들도 저 같은 일을 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글을 썼는데, 이 글이 IT 이슈가 되어 모 언론사에서 기사를 쓰며 해외여행 시 스마트 폰 데이터요금 조심해야 한다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http://paangel.tistory.com/251 <- 당시 글

 

이처럼 제가 블로그에 쓴 글로 저 같은 실수를 하는 분이 줄어들었다면 그것 역시 파워블로그 라고 봅니다. 이것보다 제가 가장 뿌듯하게 생각하는 글이 있습니다. 여기 있는 모든 글이 사라져도 꼭 남기고 싶은 글 중 하나입니다.

 

2010년 북한의 공격으로 추정되는 "천안함 격침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때 모든 국민이 천안함 희생자를 추모해줬는데, 저는 당시 천안함뿐 아니라 천안함을 구조하다가 피해를 받으신 "금양호"희생자를 위한 글을 썼습니다. (금양호라고 하는 민간 어선이 천안함 구조를 위해 출항하다가 사고가 나서 선원 몇 분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 글에 많은 분이 댓글을 달아주셨는데, 비밀글로 하나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당시 현직 국회의원께서 제 글을 보시고 국회에서 법률안을 발의하셔서 금양호 희생자들이 보상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너무 신기했지만, 당시 기사를 보면 직접 제 아이디를 거론하시면서 제 글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 라는 내용과 함께 법률안 발의를 하셨다는 소식이 기사로 나왔습니다. 제가 쓴 글 하나로 금양호 영웅들이 피해보상을 받게 된 것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뿌듯하고, 블로그 하길 잘했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http://paangel.tistory.com/150 <- 당시 글

 

자신의 블로그에 사람이 많이 들어온다고 식당에 가서 음식 구걸하는 블로그보다 사람은 조금 오지만 이렇게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블로그가 진정한 파워블로그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 같은 일반 국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주시는 국회의원이 있다는 것에 우리나라 정치에 희망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주로 활동하는 분야인 축구에서도 저는 파워블로거라고 이야기하고 다닙니다.

 

제 개인 생각을 적어서 비난 받은적도 있지만 공감을 받는 글도 많았습니다. 소개하고 싶은 글들은 많지만, 몇 개로 간추려 보면 2002 한국과 터키의 우호와 관련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 글을 보고 터키인이 직접 인터넷 번역기를 통해 댓글을 남겨주셨습니다. 또한, 한국과 이란이 감정이 좋지 않아 언론에선 연일 양국을 비난할 때 이란 네티즌이 제 블로그에 한국과 이란의 우호를 위한 글을 남겨주셨고 그 글을 본 우리나라 축구팬들도 이란에 대한 감정이 조금이나마 풀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http://paangel.tistory.com/201 <- 2002년 터키전 관련된 글에 터키인이 직접 댓글 남겨주셨습니다.

 

제가 파워블로거라고 말하는 이유는 티스토리에서 우수블로그 배지를 달아줘서가 아닙니다. 저는 제 글을 통해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줬고, 미비하지만 사회를 변화시켰다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변에 블로그 운영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했습니다.

 

물론 저 역시도 블로그 운영을 통해 수익은 생겼습니다. 일정수준 원고료도 받고, 스폰서를 통해 현물제공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거고, 제가 열심히 활동한 것에 대한 정당한 대가였지, 제가 먼저 현물요구 한 적도 없습니다. 또한, 제가 직접 축구장을 찾고, 특정인을 인터뷰하는 등 정당한 행위였기에 부끄럽지 않습니다.

 

-프로축구단 최종 합격 명단-

 

 

무엇보다 축구 블로거였던 저는 블로그의 활동을 통해 프로축구 구단에 취직하는 꿈을 이뤘습니다.(지금은 다른 회사에 이직했습니다) 단순히 누구에게 얼마를 받았다, 뭐를 스폰서 받았다. 이런 것보다 저는 축구 블로그를 통해 제가 꿈꾸던 직장으로 여겼던 곳에 취직하는 실질적인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런 것이 진정한 파워블로그의 결과가 아닐까요?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일일방문자는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만 명이 찾는 블로그와 그것을 무기로 횡포를 부리는 파워블로거지보다 더더욱 자랑스럽고 떳떳한 파워블로거 라고 자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