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관련글

스페인전 0:1 패배가 칭찬받아야 할 이유


 



▲ 연합뉴스 출처 사진입니다.

2010년 6월 4일 새벽 01시, 한국은 강력한 월드컵 우승후보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0:1 석패를 했습니다.

세계최강이라는 국가에게 1점차 패배는 나름대로 선전했다고 평가받지만 일부에서는 경기내용이 3:7 정도의 점유율 차이로 소위 반코트 경기로 스페인에게 완전 지배당했다며 비난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모든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축구는 결과로 평가를 해야합니다. 결과는 1점차 석패가 맞습니다. 2002년 월드컵 마지막 평가전은 당시 세계 최강인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2:3  한점차 역전패였습니다. 2득점을 했다고 하지만 3실점으로 결과는 스페인과 같은 1점차 패배입니다.(당시엔 한국의 경기력에 세계적인 찬사가 있었고 이번 스페인전 역시 패배는 했지만 한국의 조직력에 스페인을 제외한 모든 국내외 외신들은 찬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페인전은 결과론적으로 말하기엔 무리가 있는 그냥 단순한 평가전입니다. 스페인에게 10대 0으로 이기든 또한 반대로 패배를 하든 이번 경기는 그냥 단순한 평가전으로 본선무대에서 잘 하기위해 우리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연습경기였습니다. 이렇게 공부를 위한 친선경기였다면 경기 결과보다는 경기내용과 우리의 장단점을 살펴 볼 필요가 있을 것같습니다.



▲NEWSIS 출처 사진입니다.


점유율 7:3의 반코트 경기였다?

경기의 주도권은 확실히 경기시작과 동시에 스페인이 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을 많이가졌다고 경기를 지배했다고 표현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지않나 생각이 됩니다. 5월 23일 일본의 출정식으로 치뤄진 한일전 평가전에선 한국의 경기운영에 일본은 손 한번 쓰지 못하고 우리의 2:0 완승을 거뒀다고 합니다. 그러나 당시 경기에서도 골 점유는 일본이 6:4로 앞서 있었습니다.

볼 점유율이 높으면 경기를 지배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선이고 대부분은 그렇지만 볼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볼 점유에 어울리는 많은 찬스를 만들어야 진정한 경기를 주도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스페인전은 볼 점유에 어울리는 찬스를 스페인이 만들었냐는 질문을 해 봅니다.

전반의 결정적 찬스에서는 스페인의 골대 맞추는 슛팅이 한번 있긴 했지만 오히려 가끔 나오는 한국의 역습이 더 매서워 보였습니다. 점유율에선 많은 차이가 났지만 유효슛팅에서는 거의 대등했고 결정적 찬스는 오히려 한국이 더 많이 만들었다고 생각 합니다. 이운재 골키퍼가 직접 선방할만한 어떠한 기회도 스페인은 만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스페인의 경우는 박주영의 단독찬스등 골키퍼의 연속된 2차례의 선방으로 결정적 실점 위기를 넘겼죠.

스페인은 단지 볼을 오래 가지고 있었을뿐, 볼을 가지고 어떠한 찬스도 만들지 못했고 오히려 적은시간 볼을 소유했지만 위협적 모습을 보여줬던 한국에게 스페인 입장에선 말렸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스페인의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투입된 후반들어서는 스페인의 공세가 더더욱 강력해졌지만 역시 볼을 오래는 가지고 있었지만 그에 맞는 결정적 찬스를 만들기엔 여전히 뭔가가 부족했었습니다. 오히려 전반 종료직전에 나왔던 결정적 찬스처럼 후반 시작과 동시에 진행된 한국이 매서운 공격력에 스페인이 크게 당황했죠.

비록 후반 종료가 가까워 질때 실점을 허용해서 경기는 패했지만 양팀의 전력차를 볼때 한국은 효율적인 수비전술로 비록 승점을 따내는 경기를 하지는 못했지만 여러가지 얻은 것이 많았던 시합이라고 생각합니다.



<- 여기 클릭을 하시면 우리 태극전사들이 더욱 힘을 내서 좋은 경기력을 펼칠꺼에요.^^



그리고 스페인이 2진이었고, 2진을 상대로 주도권을 완전히 내줬다고 비난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스페인은 분명 어제 2진급 선수들이 나왔지만 스페인 정도의 팀은 1진과 2진의 실력차는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스페인의 월드컵 23인 명단에 들었다는 것만으로 이미 그들은 월드컵 유력 우승후보, 세계 최강팀입니다. 우리와 같은조의 아르헨티나는 베스트 11 선수를 고스란히 제외시켜서 11명을 뽑는다고 해도 B조에서 압도적인 선수구성을 자랑합니다. 마라도나 감독은 선수들이 다들 너무 완벽해서 베스트 11을 고르지 못하겠고, 월드컵 맴버 23인을 뽑는 것에 상당히 고심했다고 합니다.

스페인은 이런 아르헨티나보다 더욱 선수층이 두껍고 2진이 아니라 월드컵에 탈락한 선수들로 베스트 11을 구성해도 월드컵 우승후보에 들어갈 전력을 보유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박지성급 선수가 50명이 있었다고 한다면 그중 월드컵에 출전할 맴버는 23인으로 정해졌고 나머지 27명은 월드컵 맴버에서 조차 제외될 것입니다. 지금 스페인이 이럴정도로 선수들이 넘쳐납니다. 1진이든 2진이든 스페인 월드컵 최종맴버로 선택된 순간부터 그들에게 1진과 2진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2진이었다고 해도 우리가 상대했던 스페인 선수들은 이름만 들어도 각 포지션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었습니다. 우리가 상대했던 스페인 선수단이면 마라도나 감독하에 있는 아르헨 1진과 비교해서도 크게 밀리는 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010.5.24일 한일전에서 골을 넣고 세레모니를 펼치는 박지성 선수
http://blog.naver.com/death1256/30086723677 <- 이미지 출처 입니다.

반대로 한국은 비록 베스트에서 한두선수만 빠졌다고 하지만 박지성의 존제감이 워낙 큽니다. 스페인처럼 선수 한둘 빠져도 대처선수가 너무 완벽한 팀이면 모르겠지만 한국에서의 박지성은 전력의 5할이라고 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선수구성으로 한국을 비난하는 것은 억지라고 생각이 됩니다.


우리가 우리입장에서 경기를 봤을때 주도권을 완벽히 내준 답답한 경기였지만 그럼 스페인 입장에서 이번 경기를 본다면 7:3으로 주도권을 완벽히 쥔 만족할만한 경기였을까요?

예를 들어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베트남이나 태국 같은 나라와 경기를 하는데 7:3의 주도권을 쥐고 변변한 득점찬스도 만들지 못한채 오히려 상대의 역습으로 수차례 실점 위기를 넘기다가 후반 종료직전에 중거리 슛으로 1점차 승리를 거뒀습니다.  만약 이 상황이면 한국이 이겼다고 좋아할까요? 베트남이나 태국은 한국에게 패했다고 실망할까요?

스페인이라는 나라는 약 20경기 연속적으로 승리를 거뒀고 30경기 이상 무패를 기록했던 나라입니다. 그동안 상대했던 팀들도 약체가 아니라 유럽에 속한 나라들을 상대로 기록한 어마어마한 대기록입니다. 작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무패 기록이 깨지긴 했지만 정말 무지막지한 승률을 자랑했던 팀이고 유로컵 우승과 유럽 월드컵 예선전에서 10전 전승을 기록한 팀입니다. 또한 올해의 A매치에서 확실 하진 않지만 7전 전승을 기록중인 것으로 알고있는 피파랭킹은 2위지만 현존 브라질을 능가하는 명실상부 압도적 세계 최강인 국가입니다.

약 3년동안 1패 정도밖에 기록하지 않았던 절대무적의 팀을 상대로, 홈 경기도 아닌 유럽에서 우리가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면 현실적으로 어려웠습니다. 무승부를 기록 하는 것역시 현실적으로 어려울 정도로 정말 막강한 팀이었고 이렇게 기본적인 실력차가 나는 팀을 상대로 1실점으로 버틴 수비력과 간간히 나온 위협적인 역습능력은 세계 어떤 팀이라도 해볼만한 자신감을 확인한 경기였다고 생각이 됩니다.




본 글의 제목이 "스페인전 0:1 패배가 칭찬받아야 할 이유" 라고 표기한 이유는 패배한 것을 칭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무기력한 패배가 아니라 뭔가를 얻을 수 있는 평가전이고 그동안 문제시 되었던 수비에서 완성도를 찾아 가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칭찬" 이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대한민국에 또 한번의 붉은물결의 환호가 넘실대는 6월을... 그리고 아시아의 월드컵 성공을 기원합니다.

(시국이 어수선할때 붉은물결이라고 하니깐 쫌 이상하긴 하지만.. 여기서 붉은물결이 공산권 상징이 아니라 붉은악마인거 다들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