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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현대 깡패축구로 AFC 14경기 무패 이어가

 

-울산현대 홈구장인 문수 경기장-

 

 

울산현대라고 하면 무슨 단어가 떠오릅니까? 보통의 사람들은 자동차나 현대 중공업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겠고, 축구팬들에겐 철퇴축구를 떠오르는 분이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철퇴 이전에 울산은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깡패축구로 아시아를 평정했습니다.

 

깡패축구의 중심엔 사기유닛 이천수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2000년대 초중반 동북아 클럽 우승팀이 경기를 치르는 A3 대회가 있었는데, 당시 울산현대는 중국의 우승팀 다롄 스더와 막강 공격을 자랑하던 일본판 닥공의 감바 오사카를 상대로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깡패다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일본에서 치러진 감바와의 경기에선 당시 감기가 걸려 후반에 교체로 들어간 이천수는 상대 선수를 농락하며 3~4명 선수를 돌파하며 득점을 하는 등 후반 교체 투입하고도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의 6:0 완승을 이끌었습니다.

 

당시 감바 오사카는 일본에서 최강의 팀으로 불렸는데, 홈에서(사실 경기는 오사카가 아닌 도쿄) 당한 6점 차 대패는 두고두고 j 리그 치욕의 흑역사로 남았습니다. 이후 펼쳐진 중국 우승팀 다롄 스더엔 4:0으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2012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당시 현장-

 

울산의 깡패 기질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2006년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오일머니를 대표하던 팀 중 하나인 사우디 아라비아 우승팀 알 샤밥을 상대로 감바와 똑같은 6:0 대승을 기록합니다. 울산은 그해에 중국, 일본, 사우디 우승팀을 상대로 3경기에 16골을 넣고 무실점이라는 야구에서도 고득점으로 인정받는 점수 차로 승리를 거두며 깡패축구의 절정을 보였습니다.

 

이런 울산이 2012년 깡패에서 철퇴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깡패축구의 대표 아이콘 이천수가 떠나고 이근호와 김신욱의 한국 선수와 하피냐, 마라냥, 에스티벤 과 같은 용병의 적절한 조화, 거기에 곽태휘까지 버티는 울산은 때로는 역습에 이은 한방으로, 또 때로는 상대를 가둬놓고 뚜드리는 철퇴를 휘둘렀습니다. 그리고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무적의 팀으로 거듭났습니다.

 

2012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울산현대의 포스를 넘어설 팀이 나오기나 할까? 이런 의문이 들 정도로 대단한 기록을 보였습니다. 당시 기록을 살펴보겠습니다.

 

베이징과의 홈 경기 2:1

FC 도쿄 원정 1:1무

브리즈번(호주) 홈 1:1 무

 

이렇게 예선 3경기에서 1승 2무라는 평범한 성적을 거둔 울산에 워밍업은 여기까지였습니다.

 

브리즈번 원정 2:1승

베이징 원정 3:2승

FC 도쿄 홈 : 1:0승

 

홈에서 치른 브리즈번과의 무승부 후 내리 3연승을 거두며 조 1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합니다.

1위에 오른 울산은 다른 조에서 2위를 차지한 가시와 레이솔과 홈에서 단판 경기를 갖는데 3:2 승리를 거둡니다.(누적 4연승 기록)

 

8강전 상대는 사우디의 명문 알 힐랄입니다.

1차전(홈) 1:0 승

2차전(원정) 4:0승

(누적 6연승 기록)

 

4강전, 국가의 전폭적 지원을 받으며 막강 자금력을 보이는 카자흐스탄 분요드코르와 상대합니다.

1차전(원정) 3:1승

2차전(홈) 2:0승

(누적 8연승 기록)

 

울산현대는 조별 예선부터 무려 8연승을 달리며, 무시무시한 철퇴를 휘두르며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 울산현대의 연승을 기원하는 공감 클릭 부탁드려요.^^

 

 

 

-2012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당시 울산 문수 경기장 모습-

 

 

당시 규정에 의하면 결승전은 토너먼트 진출 할 때부터 울산이 결승에 진출하면 울산 문수에서 단판으로 경기를 갖는 다는 결정이 났습니다. 결승전이 열린 문수경기장은 4만 명이 넘는 구름관중으로 오랜만에 만원 관중을 기록했고, 결과는 울산 3:0 완승을 거두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울산현대는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에서 사상 첫 무패 우승(10승 2무)이라는 금자탑을 쌓았습니다. 26골을 넣고 9실점을 해 경기당 2.1득점 0.75실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결승 토너먼트 6경기에서는 15득점 3실점으로 경기당 3득점, 0.5실점이라는 믿지 못할 기록을 보였습니다.

 

2013년엔 아쉽게 AFC 티켓을 획득하지 못한 울산은 2014년 조민국 감독 지휘하에 다시 한 번 아시아 정상에 도전합니다.

 

2년 만에 다시 참가하는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울산은 변하지 않은 깡패기질로 아시아를 호령하고 있습니다. 예선 첫 경기인 시드니 원정에서 전반 선취 실점을 했지만 내리 3골을 넣으며 3:1 역전승을 거뒀고, 가와사키를 홈으로 불러들여 치른 2차전에서도 2:0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로써 아시아 무대에서 울산은 14경기 무패 기록을 이어가며 내리 10연승을 기록 중입니다.

 

 

-2014 AFC 챔피언스리그 공식 기자회견 중인 울산 감독 및 선수. 울산현대 홈페이지 캡처-

 

 

시간이 흘러, 선수도 많이 바뀌었고, 감독도 바뀌었지만 철퇴를 휘둘며 깡패짓하는 예전 버릇은 변하지 않은 듯합니다.

 

울산현대엔 저와 개인적 친분이 있는 선수가 많습니다. 이번 가와사키 전에는 친분 있는 선수 4명이나 출전을 했는데, 결과도 좋아 너무 기쁜 하루입니다. 울산현대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첫 번째 팀은 아니었지만 제가 가장 응원하는 팀이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지 못해 울산의 올 시즌 울산의 깡패 모습을 계속 보고 싶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