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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는 왜 이란을 피하고 싶어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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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있으면 한국과 이란의 아시안컵 8강이 치뤄집니다. 1996년 부터 5회연속으로 8강에서 만나게 된 양국은 상대가 결정되기 전부터 서로를 피했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한국과 이란은 오랫동안 아시아 축구를 주도했던 전통적인 강호이고 두 국가의 맞대결은 항상 흥미진진한 결과를 보여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충분한 재미를 제공했지만 이상하게 양국 팬들까지도 이번 맞대결을 반기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란 입장에서는 한국을 피하고 싶은 이유가 강하다는 이유입니다. 2010년 월드컵에서 보여준 세계수준의 기량과 해외파들의 이름을 볼때 지금의 이란보다는 조금 강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상대를 물고 늘어지는 한국 축구는 이란이 한 골 넣어서 앞서갈때도 끈질기게 따라붙던 모습이 많아서 이란 입장에선 지겹기도 하고 차라리 호주가 더 편하게 경기 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럼 한국은 왜 이란을 피하고 싶었을까요?

한국팬들 역시 이란은 지겹다는 생각이 우선시 됩니다. 매경기 아시안컵 8강은 이란이라는 것이 반복되다 보니 한국과 이란의 정기전도 아니고, 아시아 여러 축구를 경험하는 재미가 떨어집니다. 하지만 지겹다는 이유뿐 아니라 한국이 이란을 피하고 싶어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압신 코트비 이란 축구 감독은 2002년 히딩크와 함께 한국축구의 영광을 이끈 인물이고, 오랫동안 한국대표팀에 코치진으로 있으면서 누구보다 한국축구를 잘 아는 인물입니다. 아직도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코트비는 지금은 이란 대표팀 감독이기 때문에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정보를 이용해서 한국을 공략 할 것입니다.

하지만 코트비가 가진 정보는 새대교체가 훌륭히 끝난 한국축구에 큰 위협이 되진 않고, 이란이 어떻게 하든 한국의 실력만 발휘한다면, 충분히 승리를 거둘 전력차라고 보여서 코트비 존제만으로 이란을 피하고 싶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란전에 앞서 이영표 선수는 "이란은 시간 지연 능력이 세계 최고" 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언어순화가 상당히 이루어진 표현으로 선수들의 속 마음은 "이란이 비겁한 침대축구에서는 최고다" 라는 뜻일 겁니다.

두 팀의 전력차가 크지 않는 상황에서 이란이 먼저 선취득점을 할 수 있습니다. 근데 다른나라들보다 이란이 비열한 침대축구를 펼치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고 이건 경기를 하는 선수들이나 TV로 지켜보는 축구팬들 모두에게 반감을 사는 장면입니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 라는 말 처럼 이란이 강하다 약하다를 떠나서 더럽기 때문에 피하고 싶어하는 인식이 강합니다.

예전엔 한국축구를 상대로 유일하게 밀집수비 전략을 펼치지 않던 팀으로 이란과의 맞대결을 흥미롭게 생각했었는데, 한국은 지속적인 발전을 이뤘고, 이란이 뒤쳐지자 어느순간 이란 마저도 한국에게 침대축구를 펼치는 모습이 보였고, 이런 모습에 팬들은 더이상 이란을 만나고 싶어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또한 가장 먼저 4강진출에 성공한 일본의 하세베 선수는 "더티한 이란보다 한국을 만나고 싶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중동축구에 강한 일본입장에서는 한국보다는 이란을 상대하는 것이 결승진출에 훨씬 유리합니다. 지난해 한국과의 경기에서 단 1승조차 거두지 못 할 정도로 열세를 보인 일본이지만 이란보다는 한국을 선호하는 발언이 하세베 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 입에서도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일본은 자신에게 강한 한국을 더 선호한다는 말을 했을까요? 하세베 선수의 인터뷰에 나온 것 처럼 이란은 과격한 축구를 합니다. 거기에 이영표 선수의 인터뷰까지 합치면 팬들이나 선수들 입장에서 함께 경기하고 싶지 않은 1순위 국가가 되는 것입니다.

극동의 2강이 한국과 일본이라면 중동은 이란과 사우디가 강세를 보입니다. 그동안 한국과 이란은 서로 체력과 체격을 앞세운 강한 압박의 파워축구로 아시아를 호령했고, 일본과 사우디는 파워보다는 기술축구를 구사하며 아시아 강자가 되었습니다.

예전 이란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투혼이 빛났습니다. 그리고 강자 앞에서도 물러서는 나약함 보다는 같이 화끈한 공격축구로 한국 팬들에게도 인정받던 축구를 했던 국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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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느순간부터 세계축구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더니 이젠 실력이 아닌 다른 요소를 경기에 접목시켜서 한국뿐 아니라 모두에게 외면받는 축구팀이 된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한일전이 역사적 관계에 의해서 관심을 끌었다면 기존 한국과 이란전은 창과 창의 대결로 한시도 눈을 땔 수 없는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했습니다. 이번 한국과의 8강전에서는 정정당당하게 아시아 최고의 화력대결을 세계인들에게 보여주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