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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관련

소치올림픽 개막식에서 본 한국은 강대국

 

-네이버 소치올림픽 모바일 버전 홈페이지 캡처-

 

 

2014 소치올림픽이 화려하게 개막했습니다. 세계 최대의 영토와 한때 미국과 함께 세계를 양분하던 겨울의 나라 러시아에서 치러진 소치 올림픽.. 화려했던 과거를 회상하듯 개막전은 웅장함 그 자체였습니다.

 

개막전은 아쉽게 생방송으로 시청하진 못했지만 아침에 방송된 재방송을 통해 개막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개막전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정말 작고 강한 강소국인가?" 흔히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에 그렇게 많지 않은 인구를 가지고 어려운 역경을 이겨내 세계 10대 경제 대국, 올림픽과 월드컵을 개최한 스포츠 대국의 자리에 올라왔다는 자부심을 가집니다. 그러면서 "작고 강한 나라" 를 표방하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습니다.

하지만 소치올림픽 개막식에서 우리 대한민국은 작고 강한 나라가 아니라 "크고 강한" 나라였습니다.

 

<- 크고 강한 나라에 동의 하시는 분은 클릭해주세요~^^

 

보통 스포츠는 그 나라 국력에 비례합니다. 미국과 소련으로 분리되던 미소 냉전체제에서 두 그룹은 늘 서로 경쟁해왔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양의 핵무기를 보유하던 미국과 소련의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인류 종말이 찾아올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다행히 직접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대신 두 그룹은 군사적 마찰보다는 스포츠를 통해 체제 우월론을 펴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과 소련, 그리고 동독과 서독, 마지막으론 남한과 북한이 서로를 이기려고 모든 국력을 동원했습니다. 가장 치열했던 대회는 미국과 소련, 동독과 서독이라는 대립국가가 함께 참가하는 것으로 세계에 관심을 끌었던 88올림픽입니다. 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선 미국이 불참했고 84 LA 올림픽에서는 소련이 불참했지만 88올림픽엔 냉전의 대표국이 모두 참가했고(북한은 불참) 동독과 서독도 참가했습니다.

 

 

-88올림픽 최종 순위, 올리픽 공식 홈페이지-

 

 

세계를 주름잡던 두 그룹은 88올림픽을 통해 상대보다 우위에 서 있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려고 했고 그 노력은 순위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소련이 금메달 55개로 1위, 동독이 37개로 2위를 차지해 공산권 국가의 저력을 보여줬고 그 뒤로 금 36개의 미국, 12개 금메달 한국, 11개의 서독이 차지했습니다. 모두 냉전의 직접적인 국가들이 대부분의 금메달을 휩쓸었습니다.

 

독일 통일과 소련의 붕괴로 러시아가 출범하며 더이상 경쟁 관계는 사라졌지만, 스포츠는 이제 그 나라의 국력을 대신 보여주는 하나의 수단이 되었습니다. 자국 선수들의 선전을 바라는 마음은 스포츠를 넘어 국가의 자존심으로 여겨집니다. 우리 대한민국이 축구 강국이 될 수 있던 이유 중 하나는 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북한의 8강 진출이 큰 영향을 줬습니다. 남북대치가 한창인 당시에 북한의 월드컵 선전은 우리나라에 큰 자극이 되었고, 당시 북한보다 축구 실력이 떨어진 우리나라는 북한이 참여하는 대회엔 불참하는 강수를 뒀습니다. 대신 국가적 차원에서 축구를 육성시켜 무슨 수를 써서도 북한을 이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당시 "박스컵"이라고 하는 축구대회가 생겨났고, 차범근과 같이 소수정예 엘리트를 집중 육성하며 아시아 축구 최강의 자리에 올라섰습니다.

 

이렇듯 스포츠는 그 나라의 모든 것이 집중되어 직접적인 군사충돌 대신 스포츠를 통해 그 나라의 국력을 엿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소치올림픽 개막전에서 보이진 우리나라 국력은 우리 국민들이 생각하는 그 이상이었다고 봅니다. 지금 세계엔 대략 200여 개가 조금 넘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나라 중 소치올림픽에 참가한 국가는 88개 국가에 불과하며 참가 선수는 2,800여 명입니다. 이중 우리 대한민국은 71명의 선수를 파견했는데 이는 중국보다도 더 많은 규모로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2번째 규모 입니다.

 

 

- 소치올림픽 개막식 각국 입장 화면 캡처-

 

 

올림픽은 단순히 참가하고 싶다고 신청을 하면 누구나 가는 것이 아닙니다. 월드컵에 출전하려면 2년여 동안 치열한 지역 예선을 거처 상위 팀만 본선에 가듯 올림픽도 해당 종목별로 치열한 예선전을 거쳐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이런 예선을 무려 71명이라는 대규모 선수들이 통과했습니다. 약소국에서는 나올 수 없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또한 이번 대회에 걸린 금메달은 총 98로 우리나라는 이 중 6개의 금메달을 획득해 종합순위 5~7위에 오를 것으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예상했습니다. 세계 최고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과 세계적인 선진국 일본을 넘어서 지난 밴쿠버 올림픽에 이어 이번에도 아시아 최고 순위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입니다.

 

올림픽 개막전을 보면 참가국의 설명이 간략하게 나오는데 인구나 면적 등 기본 정보나 경제력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도 우리는 절대로 작은 나라는 아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동쪽에는 미국, 서쪽에는 중국, 남쪽은 일본, 북쪽으로는 러시아라는 세계 1~4위권의 강대국이 우리를 둘러쌓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늘 주변국들에 비해 약해 보였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강대국 속에서도 묵묵히 자기 길을 걷고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세계적으로 볼 때 더이상 작고 가난한 나라가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자랑 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었다는 것을 오늘 소치올림픽 개막전을 통해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