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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축구가 남자축구보다 재미있는 이유.?






대한민국 U-20 여자축구가 FIFA주관 대회에서 한국축구 역사상 최고의 성적인 3위를 기록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잘 해서 그럴까요? 갑자기 여자축구가  어쩌면 남자축구보다 재미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어서 글을 씁니다.

사실 남녀간 신체적 특성과 남녀스포츠의 인프라를 고려하면, 경기의 수준에서 여자스포츠는 남자들보다 많이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자축구는 남자에게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더욱이 그것이 대한민국의 여자축구라면 충분히 남자축구와 견줄수 있는 재미가 있습니다.



▲ 학창시절 지소연 선수의 모습입니다. 출처 :  http://news.donga.com/3//20100730/30204래6/1


한국 여자축구는 희망이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컴퓨터 게임을 보면 육성시물레이션이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특정 대상이 특정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과정을 게임화 한 장르입니다.

한국의 여자축구를 보면 한편의 잘만들어진 육성시물레이션 게임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주변국들에 비해 아주 열악한 환경속에서 아시아 변방이 세계 최고로 급속히 성장해 가는 과정을 각 단계별로 볼 수 있습니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어려운 여건속에서 자신이 플레이하는 대상이 게임의 정상에 올랐을때의 성취감이란 글로써 표현할 수 없는 뭔가를 느껴보셨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여자축구가 재미있는 첫 번째 이유는 열악한 인프라속에서도 급속히 성장하는 과정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며 최고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서 남자축구보다 재미있습니다.






한국 여자축구는 감동이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와 비슷하지만 한국의 여자축구 인프라는 주변 축구강국에 비해 많이 열악합니다. 아시아에서도 북한, 중국, 일본에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속에서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남자축구의 장점이라면 아시아권치고는 강력한 신장과 체력으로 아시아무대를 평정했지만 여자스포츠를 업신여기는 국내 분위기상 여자축구는 아시아권에서도 부족한 체격을 가진 선수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부족한 인프라와 선수층에도 불구하고 모든 선수들은 최고의 노력으로 단점을 보안해 나갑니다. 꾸미기 좋아하는 또래 여학생들과 달리 오로지 축구에만 전념을 하고 부족한 체격을 보안하기 위해 남들보다 한발 더 뛰고, 남들보다 더욱 피나는 노력을 우리 선수들이 해 왔습니다. 그리고 세계 3위라는 성공을 거둡니다.

영화엔 여러 장르가 있는데 남자축구의 영화가 스포츠라면 이번 한국 여자축구의 영화 장르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우생순, 쿨러닝과 같은 스포츠와 감동이 감미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흥행순위를 보면 단순한 스포츠 이야기를 말 하는 영화보다는 감동이 합쳐진 스포츠 영화가 관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감동받는 아프리카팀의 동계스포츠 도전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쿨러닝, 여자 핸드볼이야기과 국가대표 스키점프의 실화를 그린 우생순과, 국가대표 모두 큰 흥행을 거뒀습니다.

대한민국 여자축구는 단순히 스포츠가 아니라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며 노력에 대한 값진 성과를 얻는 과정은 한편의 잘 만들어진 감동 스포츠 영화를 보는 것 같습니다.



한국 여자축구는 강하기 때문에 재미있습니다.

위에 2가지는 감성을 자극했다면 지금부터는 감성이 아닌 실제의 흥미를 이야기 합니다.

아무리 감동적이고 노력을 한다지만 결과가 나쁘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못합니다. 대한민국의 비인기 스포츠는 여자역도, 핸드볼, 스키점프뿐이 아닙니다. 축구, 야구, 농구, 배구를 제외한 거의 모든 분야가 비인기 스포츠 종목입니다. 하지만 항상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이야기 할땐 가장 대표적인게 여자핸드볼입니다.

그 이유는 대한민국 여자핸드볼팀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장미란 선수의 등장과 함께 여자 역도가 비인기 종목의 대표종목으로 떠올랐습니다.

이렇듯 단순히 소외된 비인기 스포츠라고 모두가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니라 무관심속에서도 선전을 했던 몇몇 종목들에 사람들은 관심을 보입니다. 이번 한국의 여자축구는 여자 핸드볼 팀을 꼭 빼닮았습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축구팀의 수문장 문소리 선수의 인터넷 기사를 볼때, 우생순의 주인공 배우 문소리씨를 생각했었습니다.

우생순 배우가 비슷한 처지였던 여자 축구선수들에게 어떤 말을 했나? 란 생각으로 기사를 클릭했지만 곧 국가대표 골키퍼와 동명이인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004년과 2008년 올림픽에서 가장 재미있던 경기중 한 경기를 꼽으라면 박태환선수의 금메달, 야구선수의 전승우승등 금메달을 따냈던 많은 장면이 떠오르지만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엔 여자핸드볼팀의 투혼이 남아 있습니다. 2004년 지금의 여자축구와 비슷한 모든 것이 열악한 환경속에서 결승전에 진출했고, 당시 세계 최강중 하나였던 팀을 맞아 엄청난 투혼속에 편파판정으로 연장전에서 아깝게 패배를 합니다.

1등 만능주의가 무척 심하다는 한국에서 우승을 하지 못한 여자핸드볼팀은 최고의 인기팀이 되었고 결국 당시 장면은 영화까지 만들어져서 큰 흥행에 성공을 합니다.(이 영화가 우생순이죠^^)

비록 금메달은 획득하지 못했지만 여자핸드볼의 경기가 무척 재미있었다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이었고 이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또한번의 감동을 선사하며 동메달을 획득한 경기지만 상당한 시청률을 보였다고 합니다.

여자핸드볼이 재미있었던 이유는 감동코드가 있었지만 여자핸드볼이란 종목에서 대한민국은 세계 정상급 경기력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지금 여자축구 역시 세계적인 실력으로 월드컵 3위를 차지했습니다. 지소연이라는 선수는 여자축구 선수중 세계 최고이 기량을 가졌다고 평가를 들을만큼 세계수준입니다. 

우리나라 여자축구는 이미 세계수준에 근접했고 세계최고 선수를 보유했기 때문에 남자축구보다 재미있습니다.(남자축구 역시 빠른 속도로 세계수준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하는 것은 당연히 재미있고 그것이 비록 여자 스포츠라고 하지만 세계 최고의 인기 스포츠 축구라면 충분히 흥미를 끌 수 있다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 한국vs가나전에서 나온 김나래 선수의 30미터 프리킥 출처는 한겨레 신문입니다.


끝으로 여자축구의 재미는 경기 속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축구의 재미는 멋진 슛팅, 드리블, 조직적연결되는 패스등을 들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3박자가 맞춰서 득점에 성공하면 축구에서 최고의 장면이죠. 많은 분야에서 남자선수들은 여자축구선수들을 압도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여자축구라도 남자선수보다 경기력에서 충분히 흥미로울 수 있습니다.

아주 오래된 기억이지만 각 연령별로 진행되는 축구 월드컵에서 가장 재미있는 대회는 성인대표가 출전하는 월드컵이 아니라 20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이 경기내용에서는 가장 흥미롭다는 기사가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약 10년도 더 된 기억 같네요... 그래서 확실히 정확한 표현이라고 장담하긴 힘들지만 제 기억속엔 저게 맞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만 봐도 국가대표 선수보다 청소년 선수들의 경기력이 오히려 더 좋아 보입니다. 홍명보호 이전에 쌍용이 활약했던 청대시절은 마치 우리나라 국가대표보다 더 강한게 아니냐는 말이 나돌정도였고 당시 한국 청대의 경기력은 흡사 스페인 국가대표를 보는 듯한 완벽한 경기력이었습니다. 쉴세 없이 연결되는 패스와 1:1을 두려워 하지 않는 드리블, 멋진 슛팅력등이 국가대표에서도 볼 수 없는 수준높은 플레이를 어린 청소년 선수들이 보여줬죠.

그보다 더 이전엔 박주영이란 선수 등장으로 대한민국 축구계가 흔들렸습니다. 지금의 메시를 능가 할것 같은 득점력과 마음만 먹으면 11명도 다 제칠꺼란 느낌까지 들 정도의 환상적인 개인기량을 볼 수 있었습니다.

왜 청소년 선수들의 패싱력과 개인기가 성인 국가대표보다 더 뛰어나보일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청소년대표를 상대하는 상대팀도 같은 청소년들이기 때문입니다. 성인대표처럼 무지막지한 압박을 청소년 대표는 할 수 없기때문에 멋진 패스와 개인기를 마음껏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제 3자인 관객들이 보면 관객들이 원하는 플레이가 많이 나와서 청소년 경기가 재미 있게 되는 겁니다.

여자축구 역시 어떤 관점에서 청소년대표를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여자선수들은 남자선수들 처럼 쉴세 없는 압박의 수비가 상대적으로 부족합니다. 하지만 여자선수들은 남자들보다 세밀한 것에 능숙하고 이것이 결합되어 남자축구를 능가하는 패스플레이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 드리블의 성공역시 남자축구보다 훨씬 높은 것 같습니다.

상대가 일부러 느슨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 하는 중요 대회에서 멋진 패싱력과 드리블이 남자축구에 비해 여자축구가 더 많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자선수들의 슛팅력이 생각보다 무척 뛰어났습니다. 김나래 선수의 30미터 프리킥 슛팅은 어떤 남자선수라도 쉽게 차기 힘들정도의 슛팅이었다고 생각 됩니다.

남자들에 비해 세밀한 플레이가 능하고 상대적으로 느슨한 압박수비에 사신들이 가진 개인기량과 패싱력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여자축구는 제가 위에서 말 했던 모든 요소를 제외 하더라도 충분히 여자축구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여자축구도 충분히 재미있다고 생각되시는 분들은 클릭해주세요.^^




여자축구 최고의 시장은 축구 불모지라고 불렸던 미국입니다.

실제 1999년 개최된 미국의 여자월드컵에서는 남자보다 여자축구의 인기가 더 컸다고 말 할 정도였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우연히 들어가본 2010년 8월 1일자 미국 야후의 메인 화면에서 한가지 눈길이 끄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 2010년 8월 1일자 미국 야후 메인화면 입니다. 

바로 한국과 독일의 U-20 여자 월드컵 장면의 기사가 아직까지 미국 야후의 메인화면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내용과 상관없이 이미 지나간 여자 청소년 월드컵경기를 이렇게 메인에 걸어준다는 것 자체가 미국에서 여자축구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란 생각이 듭니다.

국가와 문화가 다르지만 미국은 여자축구의 매력을 충분히 인지했고 남자축구와 다른 방식으로 발전을 시켰습니다. 이제 우리도 우리문화에 결합된 세계에 통용될 우리식의 발전을 이루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단 여자축구뿐 아니라 다른 비인기 종목 역시 그 스포츠만의 흥미로운 점은 얼마든 있습니다. 그 즐거움을 찾아서 발굴하고 몇몇 인기스포츠에 국한된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건전한 취미와 여가활동으로 많은 종류의 스포츠가 정착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