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관련글

K리그를 휩쓴 예비역 돌풍

 

 

-이미지 : 상주 상무 홈페이지(2013 전역식)-

 

2014년 K리그는 국군체육부대 출신의 예비역들 돌풍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동안 운동선수들은 최대한 현역으로 오래 뛰고 군대를 다녀온 이후 은퇴를 선택하는 선수들이 많았습니다.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는 20대 중후반 군대를 다녀오면 경기 감각이 무뎌져 전역 후 현역복귀를 해도 꾸준히 운동해 온 기존선수들과 경쟁에서 이기기 쉽지 않았습니다. 국군체육부대라는 상무에 입대하는 선수도 있지만, 최대한 입대를 미뤄서 선수생활 하고, 이후 축구에서 은퇴를 하고 일반 병으로 입대한 선수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광주에 있던 상무가 상주로 이전하면서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시민들의 열기가 달라졌고, 구단에서 선수들에게 지원하는 행정적 지원도 달라졌습니다. 그동안 없었던 승리수당이 지급되고, 팬들이 더 관심을 가져주니 선수들도 뛰어야 할 이유를 찾은 것입니다.

 

이렇게 되자 선수들 마음가짐이 달라지며, 매 경기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상 첫 강등팀이 되었다면 상주 상무는 사상 첫 승격팀이란 영광도 함께 맛봤습니다.

 

 

<-1부리그 승격 축하해주실 분은 추천 부탁드립니다.^^

 

 

선수들이 열심히 뛰는 것은 결국 선수에게도 혜택이 돌아갔습니다. 상주 상무에서 경기력을 유지했던 선수들은 소속팀에서도 그대로 활약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특히 포항스틸러스 소속의 김재성은 상주 상무 소속으로 챌린지리그 우승을, 포항스틸러스 소속으로 클래식 리그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영광스러운 자리에 있었습니다. 한 선수가 같은 시즌 1부리그와 2부리그를 동시에 우승시키는 기록을 남긴 것입니다.

 

 

 

-이미지 : 상주 상무 홈페이지(2011 전역식)-

 

 

예비역 파워가 가장 센 곳은 올 시즌 최고의 스타트를 보이는 울산현대 입니다. 주장 김치곤 선수는 2012년 전역한 예비역입니다. 함께 전역한 김용태, 1년 앞서 전역한 김영삼 역시 울산에서 주요 전력으로 활용되며 철퇴축구의 중심축을 담당합니다.

 

특히 지난 AFC 챔피언스리그 가와사키전에서는 선발출장에 김영삼, 김치곤, 백지훈(2013 전역), 교체로 들어간 김용태까지 필드선수 10명 중 무려 4명이 상주 상무 전역자로 꾸려졌습니다. 이후 울산현대는 3월 16일 치러진 울산문수에서의 홈경기에 김치곤이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FC서울 역시 상주 상무 전역자들 활약이 두드러집니다. 선수 출혈이 큰 서울은 초반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올 시즌 서울노예로 불릴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있습니다. 2012년 상주상무에서 전역한 김치우 선수입니다. 답답한 서울에서 유일하게 두각을 보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금의 김치우는 서울 허리의 핵이라고 불립니다.

 

 

-이미지 : 상주 상무 홈페이지(최효진)-

 

 

또한, 차두리와 포지션 경쟁을 펼치는 최효진은 서울의 숨겨둔 비장의 카드입니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 서울은 전남에 0:1로 끌려갔습니다. 변변한 슈팅 한번 없던 서울은 후반 교체 투입된 최효진이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습니다. 전후반 공격에서 답답했던 모습을 보여준 서울은 최효진 투입과 동시에 공격주도권을 가져와 종료직전까지 날카로움을 보여줬습니다.

 

베이징과의 AFC챔피언스리그를 위해 최효진 카드를 숨긴 최용수 감독은 성남전에서 총채적인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이후 치러진 베이징 원정에서 선발 출장한 최효진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측면수비수임에도 서울의 공격을 책임지며 왕성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성남과의 K리그가 끝나고 곧바로 중국에 도착해서 치른 경기라 서울 선수들의 몸은 무거웠고, 상대적으로 체력이 충분했던 최효진은 온라인 축구 게시판에서 "혼자 축구 한다"라는 말이 불릴 정도로 서울의 공수 모두를 책임지는 활약을 보였습니다.

 

K리그의 예비역 돌풍 절정은 K리그 클래식 3라운드와 K리그 챌린지리그 개막전에서 두드러 졌습니다.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빅버드로 둥지를 튼 수원FC는 지난 시즌 클래식리그에서 뛰었던 대전을 홈으로 불러들입니다. 홈경기라고 하지만 객관적 전력에서 1부리그에 있었던 대전의 우세가 예상되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수원FC의 4:1 대승으로 끝났습니다. 수원FC에서는 1:1로 접전을 펼치던 중 결승골을 터트린 김정빈 선수와 선방 쇼를 보인 이상기 선수 활약이 눈부셨습니다.

 

 

-이미지 : 상주 상무 홈페이지(김정빈)-

 

 

김정빈 선수는 포항스틸러스에서 수원FC로 이적한 선수로 2013년 상주 상무에서 전역한 예비역입니다. 골키퍼 이상기는 성남일화, 수원삼성을 거쳐 상주 상무에 입대해 뛰어난 활약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수원삼성으로 복귀한 이후 올 시즌 수원FC로 이적한 선수로 역시 상주 상무 예비역 출신.!

 

1부리그인 K리그 클래식에서도 예비역 활약은 이어졌습니다. K리그 3라운드에서 가장 주목받던 경기로 꼽히는 포항스틸러스와 수원삼성 경기는 2012년 전역한 유창현 선수가 후반 48분 극적인 역전 골을 터트리며 승리는 포항에게 갔습니다.

 

그러나 예비역은 수원에도 있었습니다. 지난 시즌 전남에서 수원으로 이적한 고차원은 결승골의 주인공 유창현과는 함께 군대 생활을 한 전우입니다. 그리고 고차원은 수원삼성의 1,000골 주인공이 되는 기념비적인 선취 득점을 기록했습니다.

 

울산의 김치곤을 시작으로 김정빈, 고차원, 유창현 등 상주상무 출신 예비역들 돌풍이 초반 K리그를 휩쓸고 있습니다.

 

각종 편법으로 군입대를 회피하는 선수나 연애인 들이 많은 이때, 국방의 의무를 충실하며 본업인 축구에서도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는 선수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앞으로도 예비역들의 활약이 얼마나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