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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관련글

한국축구 성장은 박지성 은퇴에서 시작된다







▲ 할머니 할아버지의 잔잔한 감동을 주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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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를 이야기 할때 2002년 월드컵 이전과 이후로 나눠서 이야기를 합니다. 한국축구에 대한 세계인의 시선이나 축구 인프라등이 월드컵 이후 많은 변화를 겪었기 때문입니다.

2002 월드컵은 많은 스타를 배출했습니다. 히딩크 감독을 시작으로 안정환, 이운재, 김남일, 송종국등... 당시 대표팀 모든 선수와 코치진들이 국민들의 관심을 받았고 그동안 무명선수에 가까웠던 박지성은 네덜란드를 거쳐 세계 최고의 명문팀 맨체스트 유나이티드로 진출하며 일약 아시아 최고의 스타가 되었습니다.

박지성의 성장과 함께 한국축구는 철저히 박지성 중심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박지성 선수가 출전할때와 출전하지 않을때의 대표팀 경기력엔 큰 차이점을 보여왔습니다. 박지성은 한국 축구대표팀 전력의 50%를 담당한다는 말까지 나오며 2000년대 중반부터 오랜시간 한국대표팀의 모든 것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박지성은 한국 대표팀뿐 아니라 소속팀에서도 꼭 필요한 선수였고, 한국과 영국을 오가는 무리한 일정속에 오랜 부상에 시달리며 결국 2011아시언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합니다.

그동안 2002년 월드컵 전후로 한국축구가 바뀌었다면 이제는 박지성 은퇴 전후로 한국대표팀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박지성 선수가 빠진 한국대표팀은 예전과 같은 모습을 보일 수 없다는 비관적인 시선을 갖고 있으며 박지성 은퇴 후 첫 경기였던 터키와의 평가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박지성 공백의 우려가 더욱 커졌습니다.

그러나 박지성 선수의 은퇴로 한국축구는 한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대표팀의 감독도 많이 바뀌고, 선수들도 바뀌어 왔지만 변하지 않은 한가지가 있었는데, 그것은 박지성에 대한 의존이었습니다. 11명의 선수들이 모두 바뀌는 동안 박지성 선수와 이영표선수는 언제나 그 자리를 지켜왔고 대표선수를 뽑는 것에도 박지성이나 이영표 선수와 호흡이 얼마나 잘 맞을까란 부분이 작용해 왔으며, 공격전술이나 수비전술에서도 그 두 선수를 최대한 활용할 방안을 찾아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대표팀 감독이 바뀌면서 항상 새롭게 변화를 준다는 말을 했지만 한국축구의 핵심인 박지성과 이영표는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었고 새롭게 바뀐 감독 역시도 약간의 포지션 변화는 있었지만 그 두선수에 대한 의존을 쉽게 버리진 못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춘 두 선수에게 모든 것이 맞춰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어느 명장이 오더라도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박지성 선수가 은퇴 발표를 하면서 했던 "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싶다 " 라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티스토리 무료이미지(뉴스뱅크F)


지난 10년간 중요한 대회에서는 늘 박지성 선수는 선발이 되었고 팀 중심이 되어왔습니다. 박지성 선수를 보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 어린 축구 유망주들이 많았지만 실제로 최고의 자리에서는 늘 박지성에게 막혀서 중요대회에서 대표팀 주전으로 경기에 나설 기회가 적었습니다.

박지성이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이 축구관계자들이나 팬들에게 너무 깊게 각인이 되어 박지성을 능가할 가능성을 지닌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활약할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박지성 선수가 대표팀에서 은퇴하고 그 공백이 생겼을때 다른 선수들의 심정은 어떨까요?

분명 자신이 포스트 박지성이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며 대표팀의 전술 역시도 그동안 무조건적으로 강요되었던 박지성 중심의 전술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습니다. 즉 한국축구가 진짜로 변화하는 발판이 되는 것입니다.

2002년 이전 한국축구는 정신력을 바탕으로 했다면 2002년 이후엔 여러포지션을 소화하며 많이 뛰는 축구를 했습니다. 여러포지션과 많이 뛰는 것은 박지성 선수의 최대 장점중 하나였는데 최근들어 한국축구는 포지션 파괴와 함께 창조성을 지닌 진정한 축구강국의 모습으로 변화하려고 합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대표팀을 이끌었던 특정 선수가 은퇴하면 어떻게 할까?" 라는 고민을 지속적으로 해왔습니다. 우리나라를 예로 들어보면 황선홍 선수가 은퇴하면 우리나라는 골을 누가 넣을까란 걱정을 했는데.. 아시아 약팀을 상대로 대량득점의 횟수는 줄어들었지만 월드컵과 같은 대회에서의 득점력은 오히려 더 높아졌습니다. 또한 황선홍 시절의 국가대표 공격력은 항상 골 결정력 부족과, 홈런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지금은 그런 얘기가 확연히 줄어드는 성장을 보여줍니다. 

비록 유럽진출은 안했지만(못한 것이 아니라 안한거) 세계 최고 수준의 리베로인 홍명보 선수가 은퇴하면 우리나라 수비진은 붕괴할 거란 예측에도 보란듯이 잘 버텨왔습니다.  차범근 시절은 잘 모르겠지만 분명 차범근 선수의 은퇴는 한국축구에 큰 걱정이었겠지만 이후 최순호, 황선홍과 같은 걸출한 스타가 나오며 차범근 감독이 활약했던 시절보다 대표팀 공격력이 떨어지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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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선수의 은퇴는 차범근, 황선홍, 홍명보 선수들의 은퇴 처럼 한국대표팀에 있어 큰 공백을 느끼는 것 처럼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전례를 볼때 한국축구를 대표했던 선수가 은퇴함으로써 우리 대표팀이 위축되거나 했던 경우보다 오히려 그 빈자리를 슬기롭게 해결하며 한단계 발전해왔습니다.

지난 온두라스 전을 살펴보면 박지성이 빠지고 난 후 대대적인 대표팀 개편을 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성과를 거뒀습니다. 앞으로의 대표팀 경기에서는 온두라스전에서 보였던 그 이상의 발전이 있기를 바라며 젊은 선수들이 박지성의 자리를 놓고 경쟁을 통한 실력발전을 이루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