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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 철퇴축구에 당하다.

-이미지 : 대 수원전, 울산 현대 홈페이지-

 

전북 현대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습니다. 닥치고 공격이라는 "닥공"입니다. 같은 현대가인 울산 현대를 대표하는 단어도 있는데, 닥공의 반대되는 "철퇴축구"입니다. 잔뜩 웅크리고 있다가 기회를 봐서 철퇴를 휘두르듯 상대를 가격한다는 뜻입니다. 2014 AFC 챔피언스 리그에서 전북과 울산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렀는데, 모두 자기 색을 보여주지 못하며 승리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닥공의 전북은 전반 무수히 많은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해 0:0으로 비기며 조 2위로 16강 진출을 했지만 16강 상대는 K리그 중간순위 선두를 달리는 포항이라 심적 부담을 안게 되었습니다. 울산 현대 경우는 시즌 초반 임팩트 강한 경기력을 보이며 단독 선두에 올라섰습니다. 3경기 동안 울산은 2승 1무를 거두며 승점 7점을 확보해 16강 진출안정권이란 평가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울산은 내리 3연 패를 당하며 아쉽게 조 3위에 그치며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되었습니다.

 

울산 현대의 실패는 동화 "토끼와 거북이"를 보는 듯 했습니다. 객관적으로 스피드가 훨씬 빠르다고 알려진 토끼는 거북이와 경주를 하는데, 초반 거리를 벌리며 토끼가 앞서갔습니다. 이때, 어차피 거북이는 자신의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란 착각에 잠시 낮잠을 잤고, 느리지만 꾸준히 경주를 진행한 거북이가 결국 토끼를 이긴다는 내용입니다.

 

 

 

-이미지 : 울산 현대 홈페이지-

 

 

울산 현대 역시 초반에 많은 승점을 쌓으며 여유를 부리다가 이후 3연패를 당했습니다. 조별예선 5차전에서 시드니를 홈으로 불러들인 울산의 조민국 감독은 경기에 앞서 "조 2위로 16강 진출하고 싶다."라는 인터뷰를 합니다. 그 말은 남은 2경기에서 전승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 경기만 이기고 나머지 경기는 지고 싶다는 말과 다름없는 팀을 책임지는 감독의 입에서 나오기 힘든 발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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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태함이 선수들에게도 이어졌고, 결국 시드니에 0:2로 패하며 울산은 마지막 경기인 가와사키 원정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하는 압박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치러진 가와사키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울산은 가와사키의 철퇴축구에 당하며 끝내 16강 진출에 좌절했습니다.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하는 울산에 비해 홈팀 가와사키는 약간의 여유가 있었습니다. 경기는 팽팽하게 진행되었지만, 가와사키의 미들에서 순간순간 찔러주는 스루패스에 울산 수비는 번번이 뚫렸고 전반 32분, 34분 가와사키의 고바야시와 오쿠보에 연속 실점을 당했습니다. 승리를 위해서는 3골이 필요한 울산은 2번째 실점 이후 곧바로 하피냐의 추격 골로 따라갔습니다.

 

 

 

-이미지 : 대 시드지전, 울산 현대 홈페이지-

 

이후, 경기를 그대로 끝내고 싶어하는 가와사키는 수비라인을 내렸고, 2골이 필요한 울산은 공격에 집중했습니다. 전반 중앙 수비의 핵인 울산 김치곤이 부상으로 교체당하며 울산은 후반에 교체할 수 있는 카드가 한 장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가와사키 골문을 집요하게 노렸습니다. 마치 울산을 상대하던 팀들이 울산 골문을 노리는 것과 같은 양상이었습니다. 가와사키의 철퇴축구 모습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잔뜩 웅크리고 있던 가와사키는 순간 역습으로 울산 골문을 위협했고, 결국 후반 32분 제키 선수의 3번째 득점이 나왔습니다.

 

결국, 울산이 자랑하던 철퇴축구에 당하며 조별예선 탈락의 쓴잔을 마셔야 했습니다. 울산이 패한 원인은 무엇보다 초반 3경기에서 보여줬던 선수들의 집중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2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조 2위로 진출하고 싶다는 발언 등에서 경기에서 꼭 이기고 싶다는 승부욕도 상대 팀보다 부족했습니다.

 

이번 울산의 탈락 과정을 지켜보면서 자만하지 말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남은 K리그 팀들은 울산의 실패를 교훈 삼아 다시 한번 K리그가 아시아 최강이라는 것을 증명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