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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부활의 카드 두리효진

 

지난 5월 18일(일) 월드컵 휴식기에 앞서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FC서울과 성남FC의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가 열렸습니다. AFC챔피언스리그에서 j 리그의 가와사키를 원정 다득점으로 누르고 8강에 진출한 서울은 성남을 잡고 강등권을 탈출하고 월드컵 휴식기에 들어가고자 마음먹었고, 여기에 맞선 성남은 승리보다는 최소한 무승부로 승점을 얻고자 하는 소극적인 자세로 경기에 임했습니다.

 

FC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내심 2골 차 이상의 다득점으로 8위에 오른 성남을 골 득실로 누르고 8위에 차지하고자 했습니다. 이날 경기는 철저하게 홈팀 FC서울 의도대로 풀렸습니다. 서울이 공격적으로 나서면 성남은 수비를 우선시했고, 서울공격이 소강상태가 되면 성남은 공격하는 등 서울의 반응을 살피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멀티 골을 노리던 FC서울의 키워드는 좌효진 우두리였습니다. 그동안 같은 자리를 놓고 포지션 경쟁을 벌였던 두 선수였지만 최용수 감독은 실패로 평가받던 스리백 수비에서 양쪽 측면을 담당하는 일종의 도박카드를 꺼냈습니다. 그리고 그 카드는 적중했습니다.

 

 

 

 

 

시즌 초반 수비는 불안하고 공격은 안되는 답답함에 비난을 받았던 FC서울 스리백이지만 이날은 차두리와 최효진은 어딘가 모르게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팀에 시너지 효과를 줬습니다. 경기 초반, 서울의 공격은 차두리를 중심으로 한 우측 측면으로 집중되었습니다. 차두리 선수는 세밀함은 부족하지만 빠른 스피드로 성남 측면을 파고들며 성남 선수들을 우측으로 쏠리게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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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선수들이 우측에 신경 쓸 때 최효진은 좌측 측면에서 가끔 공격에 가담하며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는 등 성남을 우왕좌왕하게 만들었습니다. 성남의 공격은 제파로프를 중심으로 중앙에서 경기를 풀어가려고 했지만, 김진규와 오스마르가 버티는 수비를 효율적으로 공략하지 못했습니다.

 

전반은 양 팀 모두 답답했습니다. 양 팀 통틀어 유일한 유효슈팅은 FC서울의 최효진 선수의 중거리 슛 한 번뿐이었고, 가장 공격적인 루트는 역시 서울의 차두리 선수였습니다. 즉 변변한 공격이 없던 경기에 그나마 공격적인 선수가 최효진과 차두리 두 선수였다는 것은 마땅한 공격수가 없던 서울 입장에서 공격력이 강한 풀백선수를 기용한 일종의 모험이었고 이 부분에서는 최용수 감독의 노림수가 맞아떨어졌다고 봅니다.

 

후반이 되자 성남이 공격적으로 나왔고, 초반 몇 차례 위협적인 슈팅이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최용수 감독은 전반에 활발한 공격 가담을 했던 차두리보다 최효진을 적극적으로 전진배치 했고, 이상협과 박희성을 공격으로 투입하며 변화를 줬습니다. 그동안 답답했던 서울은 후반 20분이 지나면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 냅니다.

 

 

 

-이미지 : FC서울 홈페이지-

 

 

역시 그 장면의 시발점은 양쪽 측면의 차두리와 최효진이었습니다. 전반보다 공격적으로 나선 최효진은 전방에서 압박하며 성남의 실수를 유발하며 계속된 찬스를 잡습니다. 그동안 출전 시간이 부족했던 것을 분풀이라도 하듯 오히려 후반 들어 더 왕성한 활동량으로 성남 좌측을 파고들자 이번엔 우측 차두리의 마크가 느슨해졌고, 결국 후반 40분 박희성의 환상적인 오버헤드킥 결승골을 어시스트 했습니다.

 

비록 수비에서 약간의 어색함이 보였지만 처음으로 시도한 좌효진 우두리 전술은 서울에 있어 유용한 카드 하나를 얻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풀백이 공격을 주도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는 점에서 미드필더나 공격진의 분발이 필요하다는 과제를 얻게 된 경기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