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 AFC 홈페이지-




제법 잘 나가는 현직 마케터이자 전직 프로구단 직원이 쓰는 한국축구 이야기-1


한국축구를 말하기 전에 잠깐 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저는 2010년 축구 블로그를 시작하고 그해 티스토리 스포츠 파워블로그에 선정되었습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버프를 받아 블로그는 성장했고, 각종 포털사이트에 칼럼을 쓰게 되고 몇몇 축구대회 기자 자격으로 현장을 누비기도 했습니다. 축구 블로그를 시작하고 1년이 지나고 저는 프로축구 구단에 경력직원으로  채용이 되었습니다.


평범한 축구팬이던 제가 축구 블로그를 시작하고 1년 만에 축구기자 활동과 프로구단 취직이라는 꿈 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저의 축구단 생활은 롤러코스터 같았습니다. 초기엔 온갖 찬사를 받았지만 그 찬사는 오래가지 못하고, 한국축구 최고의 오점 중 하나인 승부조작 여파와 여러 악제가 겹치며 2년 만에 축구단을 그만뒀습니다.


축구는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었고, 이번엔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선택한 업종은 마케팅이고 가장 경쟁이 심하다던 성형외과 마케팅을 시작했습니다. 제법 규모가 있고 잘나가는 병원에 말단직원으로 입사하여 3년이 지난 지금은 10명이 넘는 팀원을 거느린 팀장이 되었고 병원은 매년 확장을 할 정도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마케팅 사무실에서 본 창밖 풍경-


마케터로써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자 내가 가장 좋아했던 것 중 하나인 축구에 대해 뭔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잠시 쉬었던 블로그 활동을 다시 하는 것이었습니다.


전직 축구단 직원이자 현직 마케터 눈으로 보는 한국축구는 위기입니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합니다. 위기 요소를 점검해보겠습니다.



노출감소

한국축구 위기 첫 번째는 노출이 급격히 줄었다는 것입니다. 흥행은 따 놓은 당상이라던 월드컵 최종예선이 공중파에서 사라졌습니다. JTBC 독점 중계로 공중파 3사 중계가 사라졌고 공중파 방송에선 스포츠뉴스에서조차 월드컵 최종예선 보도조차 하지 않거나 단신처리 했습니다.


월드컵 최종예선이 이 정도인데 다른 분야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집니다. 공중파 방송은 중계권이 없는 월드컵 최종예선보다는 다가올 평창올림픽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온라인에서도 축구 노출에 악제가 생겼습니다. 


대표적인 두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을 살펴보면 네이버는 뉴스에 "랭킹"을 도입하여 항목별 인기 기사 5개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스포츠 분야는 대부분 야구가 1~5위까지 점령하게 됩니다. 스포츠 뉴스를 랭킹으로 보는 사람에게 축구 노출은 더욱 줄어듭니다.


-네이버 랭킹 화면-



축구에 우호적이던 다음은 스포츠 항목을 클릭하면 과거엔 축구와 야구순서였습니다. 그러다 한동안 스포츠 첫 종목을 야구와 해외야구로 배치하던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최근엔 다시 축구로 돌아왔네요)


방송과 인터넷에서 축구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한 부분은 큰 위기입니다.



-구자철, 지동원 선수가 활약중인 아우크스부르크-


프로선수의 해외진출

한국축구 위기보다는 K리그 인기 저해 요소가 더 맞는 표현이겠습니다.

과거엔 어린 선수는 j리그, 국가대표 핵심선수면 유럽진출, 은퇴를 앞두면 중동진출이 공식이었다면, 최근엔 아시아 쿼터와 중국 축구궐기로 과거 공식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국 선수뿐만 아니라 K리그에서 기량을 검증받은 용병들까지 황사 머니에 이끌려 중국에 진출하는 실정입니다.


K리그 인기 선수는 한국 선수 용병 선수 가리지 않고 모두 중국과 외국에 빼앗겨 K리그엔 스타 선수 씨가 말리게 되었고, 2부리그 출범으로 기존 선수들도 더더욱 분산되었습니다. 이런 스타선수 유출은 상당히 심각한 상황으로 어떻게든 대처가 필요합니다.



효율성을 생각하는 기업과 지자체

계속된 경제 침체로 기업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모 기업에 구단운영비 대부분을 의존하던 기업구단과 지자체 세금으로 운영되던 시민구단은 졸라매는 허리띠의 첫 번째 타깃이 되었습니다. 국가 차원에서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중국과 최근 거액의 중계권 판매로 운영비가 대폭 증가한 j리그와 비교되게 K리그 구단의 운영비는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노출은 감소하고 스타 선수는 해외진출하는 마당에 이걸 지켜낼 자금줄이 말라가는 것이 지금의 한국축구 입니다. 


하지만 희망도 있습니다. 마케팅에서 가장 힘들고 치열한 분야가 분양과 대출, 그리고 성형광고입니다. 제가 성형 쪽 마케팅을 하면서 항상 했던 생각이 "한국축구 마케팅은 진짜 쉽겠다~ 나한테 기회만 준다면 꼭 성공시킬 자신 있는데..." 몇 번이나 했던 생각입니다.


제가 생각한 한국축구 발전요소입니다.





K리그

한국축구 근간이 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프로축구인 K리그입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출범한 프로축구답게 역사와 전통, 그리고 저력이 있습니다.


2002년 월드컵 성공으로 유소년 축구 육성에 전폭적인 힘을 쏟으면서 꾸준히 우수한 선수들이 육성됩니다. 모든 K리그 팀들이 산하 유소년 구단을 만들어 돈 없어서 운동 그만두는 일이 확연히 줄었고, 체계적으로 선수 육성이 가능해졌습니다. 


그 결과 수많은 어린 선수들이 해외 진출을 하면서도 꾸준히 K리그가 아시아 무대를 주름잡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프로축구의 염원이던 1~2부리그 승강제가 드디어 정착되었습니다.


선수들 해외유출로 질적 상승은 없었다지만 적어도 양적 팽창은 이뤘습니다. 여러 위기가 있지만, K리그는 꾸준히 발전하고, 여전히 아시아 최고 경기력을 유지했습니다. 이제 이걸 국민에게 알리는 일만 하면 됩니다.



주변국 상황

한국축구 위기이자 기회는 주변 상황입니다. 중국의 축구궐기로 K리그 스타 선수 빼가고, 어린 선수는 일본에서 영입한다고 위기라고 한다면 반대로 이게 기회도 됩니다.


그동안 중국에서는 야오밍 등장 이후 농구가 최고 인기 스포츠였습니다. 그러다 축구광 시진핑이 주석이 되면서 축구에 전폭적 투자를 했고 세계적인 스타 선수 영입으로 단숨에 축구가 중국 최고 스포츠로 다시 자리매김했습니다. 일본 경우 영국회사랑 10년간 2조 원이 넘는 거액의 중계권 계약으로 축구 시장이 급성장 움직임을 보입니다.


이처럼 아시아 축구도 돈이 된다는 것을 주변 국가에서 보여줬고, AFC 챔피언스리그 위상도 나날이 커집니다. 경기력에선 아시아 최고 수준을 유지 중인 K리그 입장에선 충분히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고 판이 커진 AFC챔피언스리그도 잘만 활용하면 한국축구 인기를 한 단계 도약하기에 충분히 좋은 아이템입니다.


실제로 AFC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리는 날이면 경기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축구팬들이 몰려 그 큰 월드컵 경기장이 매진에 육박합니다. 제가 가본 AFC챔피언스리그 결승은 상암 1번, 울산 1번, 전주 2번이었는데 갈 때마다 늘 국가대표 경기보다 더 뜨거운 열기를 느꼈습니다.


-2016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여전히 축구를 좋아하는 한국인들

한국 스포츠는 프로스포츠에서는 야구가 최고 인기 스포츠라지만 모든 항목을 종합하면 축구가 최고 인기 스포츠임은 누구나 부정할 수 없습니다. 여전히 국가대표 경기는 높은 시청률이 보장되었고, 손흥민 선수가 선발출장 하는 날이면 늦은 시간임에도 많은 축구팬들이 TV 를 시청합니다.


젊은 층에선 피파와 위닝이라는 축구게임을 즐기며, TV에서는 은퇴한 전직 국가대표 안정환과 아직도 현역인 대박이 아빠 이동국이 쇼 프로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즉 기본적으로 한국 사람들은 축구라는 콘텐츠 자체엔 큰 호감 갖습니다. 매년 K리그 개막엔 이런 타이틀의 기사가 꼭 나왔습니다. "역대 개막 최다 관중 경신"


몇년 전부터 K리그 개막할 땐 항상 과거보다 많은 개막전 관중이 몰렸다는 말인데, 개막전에 앞서 구단마다 온갖 마케팅을 펼친 부분도 있겠지만 눈여겨봐야 할 것은 마케팅을 잘하면 한국인들은 축구장을 찾는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그리고 프로야구를 보면 한국 사람들도 프로스포츠를 즐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17 K리그 개막 관련 기사-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종목이자 마케팅을 하면 경기장을 찾아온다는 것이 K리그 개막전과 AFC챔피언스리그를 통해서 증명 되었습니다.


좀 전 성형마케팅이 무척 힘든 분야라고 했는데, 성형과 축구를 비교해보면 성형은 주변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있고, 아파서 찾는 다른 분야 병원과 달리 아프지 않는 환자를 유치하는 분야입니다. 하지만 축구는 기본적으로 한국인들이 찾아가는 콘텐츠입니다. 성형은 생각보다 분야가 굉장히 많고, 실력 좋은 의사들이 우리나라에 집중적으로 몰렸지만, 한국축구는 실력만큼은 과거에나 지금이나 늘 아시아 최고 수준입니다.


실력도 있고, 국민들이 좋아하는 콘텐츠가 바로 한국축구입니다.


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 그리고 구단들은 이렇게 마케팅하기 쉬운 축구라는 콘텐츠를 우리 국민에게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로 꾸며주길 희망합니다. 제가 생각한 한국축구 장점만 잘 활용 한다면 단점으로 지적된 운영비 감소와 선수 유출, 그리고 저조한 노출 같은 위기를 극복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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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엔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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