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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관련글

일본의 미숙함을 보여준 삿포로 한일전




http://v.daum.net/link/19445128 <- 전주 덕진 공원의 아름다운 사진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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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가 썩 좋지 못 한 시기에 펼처진 축구 한일전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국가적 자존심이 걸린 전쟁과 같은 것입니다. 아쉽게 우린 이런 자존심 전쟁에서 일본에 충격적인 0:3 완패를 당했습니다. 이번 경기는 우리에겐 오랫동안 기록될 비극이 되겠지만 일본측에선 영광스런 기록이 될 것입니다.

93년 미국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종료직전 극적으로 터진 이라크의 동점골로 인해 한국에게 월드컵 진출 티켓을 내준 사건을 한국은 도하의 기적이라고 하고, 일본은 도하의 비극이라고 합니다. 97년 프랑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0:1로 뒤진 한국은 종료 10분을 남기고 서정원, 이민성의 동점골로 승리를 거둔 것을 한국은 도쿄 대첩이라고 하고 일본은 도쿄 참패라고 부릅니다.

일본 입장에서는 이번 한일전을 삿뽀로의 영광이나 뭐 이런 거창한 수식을 붙이며 오래오래 기억 하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결과가 아닌 다른 측면에서 볼때 이번 경기를 오랫동안 기억하기엔 민망한 점이 몇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로 관중들의 응원열기가 부족해 보였습니다. 한일전이란 빅매치고, 일본은 베스트 맴버를 총가동하며 대대적인 홍보를 했고, 일찌감치 티켓이 매진 된 것에 비하면 상당히 차분한 응원 분위기였다는 느낌이 듭니다. 중계방송을 한 방송사에서 현장음을 줄였는진 몰라도, 4만여명의 일본 응원단 소리가 2천명의 한국 응원단 소리를 압도하지 못했습니다.

돔 구장이라면 함성 소리가 어마어마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2천명의 한국 응원단 소리가 쩌렁쩌렁 들릴 정도로 일본 응원 소리는 조용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에 삿포로의 응원함성은 빅매치라는 점을 감안할때 다소 밋밋하지 않았다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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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월드컵을 개최한 도시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부실한 주변 시설을 꼽을 수 있습니다.
국내 프로축구만 해도 기본적으로 원정팀이 오면, 그 원정팀에 최대한 배려를 해줍니다. 원정팀에게 좋은 숙소를 알선하고, 식당도 소개해줍니다. 그리고 필요하면 훈련장도 제공하는 등 원정팀에 대한 편의를 봐주는 것이 프로축구에서 기본 상식입니다.

국가대표나 프로팀의 해외 원정 경기시, 프로축구보다 더 극진한 대접을 해주는데, 홈 팀은 원정팀에게 그 지역에서 가장 좋은 호텔과 식당, 그리고 경기가 열릴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천연 잔디 연습구장을 기본적으로 제공해줍니다. 월드컵 구장이 있는 곳은 반드시 월드컵 보조구장이 있으며, 이런 것은 한국이나 일본정도의 인프라를 가진 국가에서, 프로축구가 열리는 도시라면 기본적으로 모든 것이 갖춰져있습니다.

K리그에서 가장 소도시를 연고로 하며, K리그 참가 경력이 1년도 안되는 상주에도 기본적으로 원정팀에게 천연잔디로 된 보조구장을 제공해줍니다. 필요시 조명시설이 갖춰진 경기장도 무상제공 합니다.   하지만 이번 삿포로의 경우는 인구가 200만에 육박하고 한국으로 치면 도청소재지급 대도시이며 월드컵을 개최한 도시에서 원정팀에게 조기축구회 수준에 불과한 연습구장을 제공했습니다.

월드컵까지 개최한 도시에서 한일전이란 아시아 최대 빅매치가 열리는데, 원정팀에게 저런 푸대접을 한다는 것은 축구계에서는 상당히 불쾌감을 주고, 창피한 일입니다. 근데 그런 형편없는 구장을 제공한 이유가 주변 시설 미비를 이유로 들었는데, 이건 일본 스스로가 월드컵까지 개최한 도시라기 보기 힘들 정도의 열악한 환경이라는 것을 스스로 시인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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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번 경기가 펼처진 삿포로 돔 구장은 세계최초 축구와 야구 겸용 돔 구장이라고 들었습니다. 야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인조잔디의 야구장 그라운드가 돔 안으로 들어오고 축구가 열리는 날이면 천연잔디의 축구장이 야구그라운드랑 교체를 하는 시스템입니다. 얼핏 보면 좋아보이는데, 그라운드 전체를 옮김으로써 천연잔디로 이루어진 축구장의 잔디 상태는 최악이라고 합니다. 또한 축구랑 야구의 그라운드 교체 비용도 너무 비싸서 많은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첨단을 자랑하려고 지은 경기장은 지금은 큰 골칫거리가 되었고 주변시설의 미비로 삿포로의 부정적인 이미지만 남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심했던 것은 TV중계를 시청하면서 우리나라 아프리카TV의 개인 방송보다 못 한 카메라 각도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일본의 자객인 닌자를 연상시키는 방송기법이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로, 카메라는 공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화면엔 공을 가진 선수가 전혀 보이지 않는 모습이 자주 나왔습니다.

패스라면 몰라도 공을 가지고 개인 돌파를 시도하는 장면에서도 카메라는 그 선수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는 엉성함을 보였습니다. 또한 선수 교체를 할때도 무슨 생각에서인지 전혀 상황에 맞지 않는 각도의 화면만 송출하는 장면이 여러차례 보였는데, 이 역시도 삿포로의 엉성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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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이라는 대한민국에 3:0 완승을 거둔 일본이지만, 이번 경기의 운영미숙은 일본 입장에서 큰 결점이 될 옥의 티였다고 생각 됩니다. 우리에게 치욕적인 삿포로는 일본에게도 운영의 미숙을 보여준 도시가 아닐까요?

0:3 완패를 당해서 비난을 면하긴 힘들지만 2010년 월드컵 직전 우린 적지에서 2:0 완승을 거뒀고 일본은 그 패배를 교훈삼아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아시안컵에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우리 역시 이번 삿포로 치욕을 한국축구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리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