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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관련글

시리아 경기와 매너는 졌지만 감독은 위대했다.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사진 캡처-

 

1월 11일 개최되어 1월 26일까지 진행되는 AFC U-22 챔피언십은 언론에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태극전사들은 첫 경기인 요르단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래도 아시아 최강국답게 조별예선을 통과하고 8강전도 승리를 거두며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경기를 거듭 할수록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활약속에도 축구 관련 소식은 대표팀의 브라질 전지훈련이나 해외파 소식에 가려져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습니다. 각종 포털사이트에 8강전과 관련된 검색어가 오랜 시간 상위권에 머물며 관심을 보였습니다.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 관심은 우리 선수들의 활약 때문이 아니라 시리아 선수의 비매너 골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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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 터진 백성동(주빌로 이와타), 황의조(성남)의 연속골로 경기를 지켜보던 축구팬들은 비매너 축구의 대명사인 중동의 침대 축구를 안 봐도 될 거라는 안도감을 가졌습니다. 이런 안도감은 경기종료 직전 깨졌습니다. 후반 추가시간 수비수 황도연이 부상을 당하자 한국은 공을 경기장 밖으로 걷어냈습니다. 이후 경기는 재개됐고 보통 부상선수가 발생해서 일부러 공을 아웃 시켰으면 상대편에게 공을 넘겨주는 게 관례지만 시리아 선수들은 한국 진영을 향해 공을 찼고, 이때 시리아의 마르드키안은 공을 가로채 골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두 손을 번쩍 들고 세레머니를 펼치며 득점에 대한 기쁨을 누렸습니다.

 

침대 축구라면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의도라도 있지만, 이번 마르드키안의 득점은 종료직전 2점이나 뒤져 이미 승리가 한국 쪽으로 확실시된 상황에서 아무 의미 없는 득점이었고, 이런 골을 넣으려고 상식 이하 행동과 골을 넣고 좋아하는 세레머니까지 펼친 것은 도무지 납들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이면 스포츠 언론에서 꼭 이런 타이틀의 기사가 나옵니다. "시리아 경기에서도 지고 매너에서도 졌다" 그러나 이번 경기엔 이런 수식이 더 붙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감독은 위대했다."

 

마르드키안이 득점을 하고 좋아할 때 시리아 알 샤르 감독은 곧바로 한국 이광종 감독에게 미안하다는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이후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시리아의 득점에 대해 "경기 막판에 나온 골 장면에 대해서는 사과하고 싶다. 페어플레이가 아니었다." 라는 말과 함께 고개를 숙였습니다.

 

 

-선수들은 한국 관중을 도발하고 감독은 한국 감독을 도발하는 이란 대표팀-

 

보통 중동 축구라면 자신이 유리한 상황이면 스치는 바람에도 중환자가 되는 선수와 그런 행위를 옹호하는 감독의 완벽한 콤비플레이로 스승과 제자의 끈끈한 사제의 정을 생각해왔던 우리로서 비록 선수가 잘못했지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감독이 있다는 것이 어색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중동축구도 희망은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정수 선수의 투혼이 생각나는 2011년 알사드의 몰상식한 선수와 그 선수와 짝짜꿍이 된 감독, 2013년 주먹감자로 유명한 이란의 감독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선수의 잘못을 지적하고 고치려는 시리아 감독이야말로 중동 최고의 명장이 아닐까요? 이번 시리아는 경기와 매너에서는 졌지만 위대한 감독을 찾게된 시간이었다고 평가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