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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자신만의 색을 찾아라.!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캡처-

 

 

브라질 전지훈련과 미국에서의 평가전을 마친 축구 대표팀 선수단이 귀국했습니다. 평가전은 첫 경기 코스타리카전의 승리로 기분 좋은 시작을 알리는 듯했으나 이후 멕시코와 미국에 2연패를 당하며 많은 우려를 낳았습니다. 멕시코전은 상대는 한 창 시즌 중인 상황이고 우린 비시즌이라 질 수도 있다고 위안을 삼았다면 우리처럼 시즌이 끝난 미국에 당한 완패는 어떠한 변명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전지훈련에서 거둔 2연패, 사실 저는 전지훈련의 결과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어차피 6월에 펼쳐질 월드컵을 위해 여러 가지 시험을 하는 준비단계이기 때문입니다. 전지훈련에서 10연승을 거뒀다고 월드컵 본선에서 승점 1점을 더 주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10연패를 당해도 월드컵 본선에선 어떠한 페널티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미국의 3연전은 조금 불안함이 감돌았습니다. 일각에선 1월 전지훈련 무용론이 나올 정도로 이번 전지훈련에서 얻은 것이 뭘 까란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네이버 스포츠 축구 기사 화면 캡처-

 

 

2002년 월드컵, 히딩크 감독은 지금의 대표팀보다 더 많은 비난을 받으며 북중미 골든컵과 남미 원정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그러나 히딩크는 "본선을 위한 준비일 뿐이다." 라며 경기력보단 파워프로그램이라는 훈련으로 선수들 체력증진에 힘썼습니다. 월드컵을 앞둔 상황에서 평가전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히딩크 감독은 6월에 있을 본선까지 체력을 높여서 체력전으로 나아가겠다는 전략을 짰고, 그 결과 월드컵 4강의 업적을 이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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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월드컵,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002년 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첫 원정월드컵 16강을 목표로 했습니다. 홍명보 감독처럼 월드컵을 불과 1년 앞둔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은 아드보카트는 당장 자신의 색을 입히기보다는 아직 전성기를 구가하는 2002년 선수들을 활용하는 축구를 했습니다.

 

당시 축구협회는 본프레레 감독 경질로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에 다른 감독보다는 히딩크와 유사한 네덜란드 출신 감독을 원했고 아드보카트를 영입했습니다. 그리고 16강 달성엔 실패했지만 토고에 승리를 거두며 사상 첫 원정 1승을 올리고 이후 준우승팀 프랑스와 무승부를 거두는 등 선전을 펼쳤습니다.

 

 

2010년 월드컵, 허정무 감독은 초기 히딩크 감독만큼이나 비난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허정무호는 이기진 못해도 지지 않는 축구를 했습니다. 허정무의 이름을 따 "무재배" 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무승부가 많았고 우리가 쉽게 이길 상대에게 이기지 못해 욕을 먹었지만 반대로 우리보다 높은 전력의 팀에게도 지지 않는 저력을 보였습니다.

 

 

 

-허정무 무승부 관련 기사 캡처-

 

 

월드컵에 오른 팀은 대부분이 강팀이고, 월드컵과 같은 토너먼트엔 지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하기에 누구와 만나도 쉽게 지지 않는 무재배 능력은 허정무호의 큰 무기가 되었습니다. 허정무 감독은 무려 27경기 동안 패하지 않는 진기록을 남기며 사상 첫 원정월드컵 16강을 달성했습니다.

 

2002년엔 파워를 앞세운 체력, 2006년은 2002년의 장점을 융합하고, 2010년은 지지 않는 축구라는 뚜렷한 팀 컬러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홍명보 감독에겐 홍명보호를 대표할 특징을 찾지 못했습니다. 청소년 대표와 올림픽 대표의 성공으로 당시 활약한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지금까지 홍명보 감독이 보여준 자신만의 스타일입니다.

 

히딩크, 아드보카트, 허정무는 모두 여러 성인 팀에서 감독 경험을 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축구 철학 혹은 스타일을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신의 철학을 지켜왔고 결국 만족할 성적을 보였습니다. 신입 대표팀 감독인 홍명보도 남들이 비난하더라도 자신이 원하고 추구하는 홍명보만의 축구를 보여줘야 월드컵 성공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평가전에서 승리나 경기 내용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월드컵 본선을 위해 감독이 원하고자 하는 팀을 만들어 갈때의 이야기입니다. 혹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청사진이 있다면 아무리 많은 주변 비난이 있더라도 그 길을 걸어가고 없다면 지금이라도 홍명보를 나타낼 컬러를 찾는 것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