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관련글

이동국 차출논란, 만약 야구였다면?

 

 

-대한민국 vs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국가대표 축구의 선수기용에 있어 이동국을 중심으로 한 국내파 선수의 중용과 유럽무대를 누비는 해외파의 선수기용과 관련하여 많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전북현대를 이끌고 아시아와 국내리그를 평정한 국내파 최강희 감독은 K리그 선수경쟁력을 높이평가하여 유럽에 진출한 어린선수보단 오랜 프로생활을 토대로 국내리그에서 활약을 하는 국내파를 중용하였습니다.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도 불안했던 조광래호의 후임으로 2차예선 탈락이란 급한불을 끈 최강희 감독은 이후 수비와 공격에서 국내파 선수를 중용하는 선수기용을 해왔습니다.

 

초반 레바논과 카타르에 대승을 거두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최강희호는 이후 우즈벡과 무승부, 이란원정에서 패하고 급기야 홈에서 카타르에 종료직전까지 동점을 지키다 해외파 손흥민의 극적인 역전골 이후 여론은 급격히 최감독의 국내파 사랑에 채칙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이길꺼라고 생각한 레바논 원정에선 시종 맹공을 퍼붙고도 골을 결정짓지 못하고 상대 역습에 실점을 허용해 패배직전까지 갔습니다. 김치우 선수의 동점골로 굴욕적인 패배는 면했지만 당초 레바논을 꺽고 부담 없이 홈 2연전을 치른단 꿈이 산산히 부서졌습니다. 레바논전 무승부 직후 최강희 감독의 선수기용에 대해 극에 달한 불만을 표출하였고 그 대표적 선수로는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 이동국에게 주목되기 시작했습니다.

 

K리그 팬들은 자신들이 주로 접하는 경기는 1년에 몇 경기 없는 국가대표가 아니라 1주일에 1경기씩 있는 프로축구입니다. 이동국 선수는 이런 프로축구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공격수이고 평소 이동국선수의 능력을 지켜본 프로축구팬들에겐 이동국선수의 국가대표 승선은 당연합니다.

 

 

<- 공감하시는 분은 클릭해주세요~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엔 국가대표의 인기는 많지만 프로축구는 국가대표에 비해 팬층이 얇습니다. 대부분의 축구경기는 프로에서의 활약이 아니라 국가대표에서의 활약으로 판단을 하게 되는데 이들에겐 당장의 국가대표에서의 성과를 보여야 합니다.

 

여기서 논쟁이 되는것이 프로축구 팬들이 주로 보는 이동국은 늘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이미지라 당연히 국가대표로 뽑혀야 된다라는 측이고 국가대표 축구팬은 TV에서 많이 나오는 유럽선수들이 이동국보다 더 뛰어날 것이며 국가대표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국내파를 선호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문득 만약 지금 상황이 축구가 아닌 야구였다면 어떤 반응이었을까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네이버 오승환 프로필-

 

이동국과 비슷한 야구선수를 생각해봤는데 삼성라이온스에서 활약하는 끝판대장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마무리투수 오승환을 떠올렸습니다. 야구팬들 사이에선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상대편들에겐 오승환은 공포의 대상이고 삼성팬 입장에서 오승환은 보증을 서줘도 될 정도의 듬직함을 갖고 있습니다. 올시즌 중간 성적을 보면 19경기에 나와서 1승 13세이브, 19이닝을 나와서 단 1실점을 기록하며 방어율 0.50을 기록중인 특급 마무리 투수 입니다.

 

야구가 9이닝까지 있으니 오승환은 2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뛰어서 단 1실점만 했다는 단순한 계산이 되는건데 이건 최고의 빗장수비를 가진 축구팀에서나 나올 실점률에 맞먹는 엄청난 기록입니다. 팀을 대표하는 마무리투수는 보통 팀이 3점차 이내의 근소한 리드를 지키고 있는 경기 후반부인 8~9회에 나옵니다. 마무리투수가 실투를 하면 역전의 빌미가 되고 특급마무리가 있으면 9회중 2회를 무조건 0점으로 막아주기 때문에 팀의 승률을 대폭 올릴 수 있는 중요한 자리 입니다.

 

이런 중요한 위치에서 오승환은 국내에서 활약중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입니다. 하지만 야구팬이 아니면 오승환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축구처럼 WBC와 같은 국가대표 경기만 지켜보는 팬들에겐 국내야구보단 미국의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가 더 뛰어나 보일 수 있습니다. 근데 만약 오승환 선수가 WBC에 출전을 해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여서 미국 야구의 2부리그에 해당하는 마이너리그에서 활약중인 한국인 마무리투수가 있어서 그 투수를 기용하자는 말을 하거나 일본리그에서 활약중인 선수를 찾아서 기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 어떻게 될까요??

 

저는 축구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프로축구를 많이 즐겨봤습니다. 그리고 제가 응원하는 팀이 이동국에게 너무 많이 당해봐서 이동국선수의 능력을 믿고 있는데, 그렇다고 국가대표에서 활약을 못하는 선수를 무조건 대표팀에 기용하자는 입장도 아닙니다. 지금 논란이 되는게 국내의 활약여부의 가중치가 국가대표 차출에 얼마나 영향이 끼칠지를 프로축구팬이 아니라 양대 스포츠인 프로야구에 대입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본 것이 오승환의 국대부진시 차출여부였습니다.

 

만약 K리그에서 활약으로 이동국을 대표팀에 뽑아야 된다는 오승환을 잘 모르는 축구팬에게 야구 국가대표에서 오승환이 부진하고 마이너리그나 일본에서 활약중인 젊은 마무리 투수가 있다면 둘 중 누굴 기용해야 될것 같으세요? 반대로 야구팬들은 오승환을 기용해야 된다고 생각할까요?

 

이동국 기용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그리고 이동국이 아닌 다른 선수가 주전으로 뛴다고 더 잘 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다만 프로축구팬이나 국가대표 팬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국내파 선수를 기용하는 이유와 기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공감을 형성하는 시간을 갖었으면 좋겠습니다.